'호화 망명' 누렸던 유럽 마약 카르텔 수장, 10년 만에 아일랜드로 송환

곽주현 2026. 8. 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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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 수장이 호화 망명 생활 10년 만에 본국인 아일랜드로 송환돼 기소됐다.

미 국무부는 당시 성명에서 "키나한 일가는 아일랜드에서 시작한 마약 밀매 조직을 영국으로, 유럽 본토 전역으로 확장했다"며 "마약 밀매 외에도 자금 세탁과 총기 밀매, 살인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카르텔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숀 맥거번이 그해 바로 아일랜드로 송환됐으며, 재판에서 살인 및 조직범죄 지휘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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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이어받아 마약 밀매사업 키워
총기밀매 및 살인 혐의 범죄 조직 수장
미국 개입하면서 수사망 본격 좁혀져
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아일랜드로 송환된 마약 카르텔 수장 다니엘 키나한을 태운 차량이 아일랜드 더블린 특별형사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더블린=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의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 수장이 호화 망명 생활 10년 만에 본국인 아일랜드로 송환돼 기소됐다. 그는 한때 전 세계 정상급 복서들이 소속돼 있던 종합격투기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키나한 카르텔의 수장인 다니엘 키나한(49)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송환됐다. 그는 이날 더블린 특별형사법원에서 범죄조직 활동 지휘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럽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는 포트로이즈 교도소에 수감됐다.

키나한은 유럽에 불법 유통되는 코카인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는 총책이었다. 총기 밀매 및 갈취 등 여타 범죄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아버지 크리스토퍼 키나한이 1980년대부터 운영해 오던 헤로인 마약 밀매 사업을 이어받았는데, 이 가족의 마약 네트워크는 유럽에서 라틴 아메리카, 북아프리카, 영국 등에 넓게 걸쳐져 있었다.

2009년 미국 외교 문서에서 '국제 마약 밀매 용의자'로 묘사되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키나한은 이듬해 아일랜드와 스페인, 영국 합동 작전으로 체포됐지만 이내 풀려났다. 그는 이후 2015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진 라이벌 범죄조직인 '허치 갱'과의 대규모 폭력 사태 및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아일랜드를 떠났다. 당시 키나한 가문과 허치 가문 사이에서 살해 및 보복이 이어지며 총 18명이 사망했는데, 특히 2016년 2월 복싱 행사장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키나한을 암살하려고 하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다니엘 키나한 수배 사진. 올해 4월 붙잡히면서 '검거 완료'라고 표시돼 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키나한은 이후 스페인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아일랜드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UAE 두바이에 정착했다. 그는 아버지, 동생과 함께 두바이 내 공개적인 장소에서 호화로운 도피 생활을 즐겼다. 키나한은 2012년 설립한 매니지먼트 회사 MTK글로벌을 복싱계의 강자로 키워내기도 했는데, 이 회사에는 세계적인 복싱 챔피언 타이슨 퓨리와 종합격투기 선수 대런 틸 등이 소속돼 있었다. 한국 선수인 진시준과 홍예린 등도 한때 이곳 소속이었다.

키나한의 도피 생활은 2022년 미국이 500만 달러(약 71억 원)의 현상금을 걸면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키나한 일가와 카르텔 구성원, 관련 사업체들에 금융 제재도 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의 개입은 아일랜드 경찰청 측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 미 국무부는 당시 성명에서 "키나한 일가는 아일랜드에서 시작한 마약 밀매 조직을 영국으로, 유럽 본토 전역으로 확장했다"며 "마약 밀매 외에도 자금 세탁과 총기 밀매, 살인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아일랜드가 UAE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망이 좁혀졌다. 카르텔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숀 맥거번이 그해 바로 아일랜드로 송환됐으며, 재판에서 살인 및 조직범죄 지휘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았다. 키나한은 올해 4월 체포됐으며, UAE 당국은 지난달 그의 항소를 기각해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키나한은 송환 전 UAE에서 진행된 한 팟캐스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 같다"며 "나는 천사는 아니었지만 나에 대한 혐의는 과장됐다"고 변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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