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이 나라 바꾼다] AI 데이터센터 규제 혁파 서둘러야

2026. 8.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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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우리는 '검색'을 했지만, 이젠 인공지능(AI)에게 '질문'을 한다.

이 막대한 전력과 연산을 감당하며 AI를 실제로 움직이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전력구매계약(PPA) 직거래 특례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 한정되면서, 24시간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법이 통과되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로막던 행정·전력의 병목을 풀고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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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

AI 데이터센터 활성화 법안


얼마 전까지 우리는 ‘검색’을 했지만, 이젠 인공지능(AI)에게 ‘질문’을 한다. 보고서를 쓸 때도, 퇴근길 저녁 메뉴를 고민할 때도 가장 먼저 찾는 건 AI다. 이미 반도체부터 의료, 금융까지 산업 현장 곳곳에 스며든 AI는 이제 낯선 미래 기술이 아니라 숨 쉬듯 쓰는 21세기형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그런데 이 똑똑한 AI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엄청난 ‘먹성’이다. 질문 하나에 답하는 짧은 순간에도, AI는 일반 검색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기를 먹어치운다. 이 막대한 전력과 연산을 감당하며 AI를 실제로 움직이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AI가 ‘두뇌’라면 데이터센터는 그 두뇌를 뛰게 하는 심장이다. 데이터센터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AI도 무용지물이다.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와 관심이 몰리는 AI 테스트베드 시장이다. 그리고 이 뜨거운 수요를 실제로 받아낼 곳이 바로 AI 데이터센터다. 그러나 이 ‘심장’을 뒷받침할 제도는 아직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의 ‘스타게이트’를 중심으로 오픈AI·엔비디아 등 민간 자본을 앞세워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 형태의 ‘통합 컴퓨팅망’에 향후 5년간 약 450조원을 쏟아부어 전국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고 있다. 두 나라 모두 AI 데이터센터를 기업 시설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본다.

정부도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며 ‘인공지능 기본법’을 제정하고, 올 5월에는 ‘인공지능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도 통과시켰다. 하지만 ‘빨리 지을 수 있게’ 규제를 풀었을 뿐, 안정적 전력 확보라는 근본 과제는 절반만 풀었다. 전력구매계약(PPA) 직거래 특례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 한정되면서, 24시간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 산업을 5년, 10년 뒤까지 내다볼 국가 기본계획도, 컨트롤타워도 없다는 점이다. 규제는 풀렸지만 정작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울 설계도는 비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인공지능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법안엔 네 가지를 담았다. 첫째,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간 시행계획을 세우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산하에 전담 전문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둘째,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금융 지원과 전력요금 감면을 담았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한정됐던 전력 직거래 특례를 발전원 제한 없이 비수도권 특화지역까지 넓혔다. 셋째, 아무리 좋은 데이터센터도 운영할 사람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지정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근거를 마련했다. 넷째,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몰리지 않도록 비수도권 구축을 우선 지원하고 특구를 지정해 기반시설·투자비용·부담금을 감면한다. AI 인프라 투자와 지역 성장 동력을 함께 잡기 위한 장치다.

이 법이 통과되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로막던 행정·전력의 병목을 풀고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AI 반도체를 비롯한 연관 산업과 일자리,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결국,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AI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기술 혁신의 역사를 돌아보면, 세상을 바꾼 결정적 순간마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늘 함께 움직였다. AI도 다르지 않다. 진화경제학자 리처드 넬슨과 시드니 윈터의 말처럼, 기술과 제도가 함께 진화할 때 비로소 국가적 혁신이 완성된다.

진정한 혁신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는다. 더욱이, 과학기술패권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기업의 개별적 노력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낡은 규제의 틀을 깨고 시급한 인프라의 혈관을 뚫어주는 국가 차원의 담대한 제도적 결합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혁신은 완성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국회가 하루빨리 이 법안을 논의해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남은 길을 마저 열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AI 인프라 경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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