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보다 더 덥지만 일을 안 할 수는”… 폭염 속 사투 벌이는 외국인 근로자들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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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한 더위는 처음입니다."
다른 지역 일부 농가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위한 쉼터는커녕 물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지자체들은 농촌 일손 핵심인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폭염특보를 인지하기 어려운 근로자들을 위해 다국어 안전교육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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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특보 중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오전 10시 강원 홍천군 화촌면 한 단호박 농가. 농장주 이성근(50)씨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5명은 뜨거운 햇볕 아래 연신 허리를 굽히며 수풀에 가려진 단호박을 찾아 수확하고 있었다. 산 중턱에 위치한 밭에는 그늘이 전혀 없어 뙤약볕을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날카로운 풀에 긁히는 것을 막으려고 긴팔·긴 바지에 장갑까지 착용한 탓에 이들의 온몸은 땀에 흠뻑 젖은 상태였다.


이씨 농가는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다른 지역 일부 농가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위한 쉼터는커녕 물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계절근로자는 “법으로 정해진 휴식시간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일이 많아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루 종일 햇볕에 달아오른 몸을 식혀야할 숙소조차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고 했다. 또 다른 계절근로자는 “컨테이너로 된 숙소에 에어컨이 있지만 작동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틈날 때마다 샤워하면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연이은 사망에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날 충남 예산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김 본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폭염 속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폭염 3대 기본 수칙인 물·그늘·휴식을 보장하고 중대경보 발령 시 행동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만큼 강제력을 높이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정부가 폭염안전수칙을 만들었으나 노동 현장에서는 딴 세상 얘기”라며 “폭염특보에도 노동을 강요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노동자를 지키는 안전규정을 강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재고용 요청 권한이 사용자에게만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형적인 제도가 불평등한 환경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천∙여주=배상철∙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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