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제가 자신을 향했다.. 강남 산부인과 의사 프로포폴 '셀프투약'

손유지 2026. 8. 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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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제로 쓰이는 프로포폴, 의료진 셀프투약 시 형사처벌 가능성 커져
호흡 억제 등 치명적 위험…프로포폴 오남용 방지 위한 관리체계 강화 필요
형사처벌에 의료인 면허 취소까지…프로포폴 셀프투약 후폭풍 주목
[지데일리] 마취를 위해 병원에 비치된 프로포폴이 의사의 손에서 자신을 향했다.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 대표원장이 병원 안에서 프로포폴을 스스로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되면서 의료인의 마약류 관리와 면허 제도를 둘러싼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경찰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강남구 소재 산부인과에서 프로포폴을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의사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관련 경위와 투약 횟수, 사용량, 약물 입수 및 관리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프로포폴은 수술이나 각종 검사 과정에서 환자의 의식을 낮추거나 전신마취를 유도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정맥주사 마취제다. 의료 목적의 약물이지만 오남용 우려가 커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프로포폴은 투여량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와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는 약물이다. 의료진이 투약할 때에도 혈압과 호흡, 산소포화도, 의식 수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과량이 투여되면 호흡이 억제되거나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으며, 적절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투여할 때 별도의 감시와 응급 대응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의료인이 자신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행위는 이러한 안전관리 체계를 스스로 벗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의사가 약물의 특성과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자기 판단에 따른 투약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투약 당시의 건강 상태나 피로도, 다른 약물 복용 여부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이상 반응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외부 의료진의 대응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법적 책임도 무겁다.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해 프로포폴을 부적절하게 투약한 사실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 의료인에게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면허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일정한 형사판결이 확정되면 의료인 면허가 취소될 수 있어 개인의 처벌을 넘어 진료 업무와 병원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의약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프로포폴은 환자의 치료와 검사에 필요한 의약품인 만큼 의료 현장에서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의료진의 접근 권한과 재고 관리, 투약 기록, 폐기 절차에 대한 감시가 허술하면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의료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약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록과 재고를 대조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의료인에게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만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약류 의약품의 사용 과정에서 개인의 판단에 의존하는 부분을 줄이고, 투약 기록과 재고량을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투약 경위와 관리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 관리 체계의 허점을 통해 오남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