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입장 밝힌 호카 전 대표…"폭행 내 잘못, 사건 배경은 판권"[종합]

양미정 기자 2026. 8. 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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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배경·국제 분쟁으로 확산
피해자 합의·형사·민사 법적 절차 진행
경쟁업체와의 대화록·증거 자료 공개 예고
조상환 전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 중이다. 사진=양미정 기자

"폭행은 명백히 제 잘못이며 그 책임은 끝까지 지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잘못과 회사가 무너진 과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간 말하지 못했던 사건의 배경과 판권 분쟁, 왜곡됐다고 생각하는 사실관계를 근거와 함께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해 폭행 사건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폭행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만 호카(HOKA) 국내 독점 판권을 둘러싼 경쟁과 사건 이후 전개 과정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자료와 증언을 공개했다.

2018년부터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독점 유통·운영을 맡아온 조이웍스는 지난해 12월 폭행 사건 이후 사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조 전 대표가 언론 보도에서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으로 소개된 남성 2명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고 피해자들은 갈비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피해자들과 합의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미국 데커스는 이를 계기로 조이웍스와의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종료했다. 현재 양측은 계약 종료를 둘러싼 국제중재를 진행 중이며 사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발언 중인 조성환 전 대표. 사진=양미정 기자

"하청업체 갑질 아닌 경쟁업체 분쟁"

이날 조 전 대표는 사건 당시 피해자들이 조이웍스 하청업체 관계자가 아니라 거래가 종료된 경쟁업체 관계자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조이웍스 전 직원으로 퇴사 후 케이브웍스를 설립했으며 폭행 당시에는 조이웍스와의 공식 거래가 종료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통해 일부 보도에서 사용된 '하청업체' 표현도 '경쟁업체'로 정정됐다고 밝혔다. 또 사건은 원청업체의 갑질이 아니라 판권을 둘러싼 경쟁업체와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들이 방송에서 "왜 맞았는지 모르겠다"고 한 발언 역시 당시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판권 탈취 목적"…카카오톡·증언 공개

조 전 대표는 경쟁업체인 케이브웍스와 조이웍스 전·현직 직원들이 국내 독점 판권 확보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거래 종료 이후에도 조이웍스의 사업 방식과 계약 양식, 브랜드 관련 정보를 활용했고 현직 직원들과 접촉을 이어갔다고 항변했다. 조이웍스는 이와 관련해 영업비밀 침해와 배임증재·배임수재 혐의로 관련자들을 고소한 상태다.

조 전 대표는 "2023~2024년 국내 러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판권 경쟁도 치열해졌고, 판권 계약 연장 시점에 맞춰 회사를 흔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들과 함께 사업을 했다고 밝힌 러닝 브랜드 플라르의 손나자용 파운더도 참석했다. 손 대표는 피해자들과 조이웍스 전·현직 직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조이웍스와 케이브웍스를 합친 '조케웍스'라는 표현이 사용됐다고 공개하며 거래 종료 이후에도 조이웍스 내부 인력과 정보를 활용해 회사를 사실상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해당 메신저에서 "흔적을 남기지 말라", "한 명이 걸리면 다 같이 짐을 싸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자 중 한 명이 사건 이전부터 "한 대 맞아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며 이를 근거로 "피해자들이 방송에서 '왜 맞았는지 모르겠다'고 한 주장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수사기관에 진술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위 중인 조이웍스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양미정 기자

"왜곡된 보도가 계약 종료 불렀다"

조 전 대표는 언론 보도 과정도 문제 삼았다.

그는 "A방송사가 사건 당시 공개된 녹취를 전체 맥락이 아닌 일부만 보도했고 충분한 반론 기회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후속 보도에서는 자신의 발언이 취지와 다르게 전달됐고, 이후 방영된 시사 프로그램의 재연 장면도 실제와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를 외진 곳으로 유인했다는 보도와 달리, 폭행 장소는 조이웍스 사옥 건설 예정 부지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A방송 취재진이 국내 불매운동 가능성 등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미국 본사인 데커스 측에 전달하며 계약 유지 여부를 문의했고, 그 결과 연간 1000억원 규모의 국내 독점 유통계약이 나흘 만에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사와 제보자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직보다 직원들 지키고 싶었다"

조 전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이 대표직 복귀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는 대표직을 되찾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회사와 직원들을 위한 자리"라며 "1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회사를 직원들과 함께 키웠지만 내 잘못으로 140여명의 임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커스 역시 왜곡된 정보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직원들의 일터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계속 브랜드와 함께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판권 탈취 의혹과 경쟁업체의 조직적 개입, 언론 보도 왜곡 등은 모두 조 전 대표 측과 손나자용 대표의 주장이다. 피해자 측과 케이브웍스의 입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시되지 않았으며, 관련 사실관계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민·형사 절차, 국제중재 등을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양미정 기자 certa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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