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보험업 극한 출혈경쟁… “사냥꾼 아닌 농부형 설계사 육성해야”

최정서 2026. 8. 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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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약을 많이 가입시키는 '사냥꾼형' 보험설계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생명보험에 대한 니즈를 환기해 완전가입시킨 후 질병이나 사고로 고객이 보험금을 받을 때까지 계약을 유지하는 '농부형' 설계사를 꾸준히 확보·양성해야 한다."

신 의장은 "설계사 정착률과 보장 유지율을 높여 보험 가입에서부터 보험계약 유지,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고객 보장 완주를 책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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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8주년 기념식서 ‘보험사 과도한 경쟁’ 지적
“고객 보장 완주 위한 서비스 봉사 문화 만들어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신계약을 많이 가입시키는 ‘사냥꾼형’ 보험설계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생명보험에 대한 니즈를 환기해 완전가입시킨 후 질병이나 사고로 고객이 보험금을 받을 때까지 계약을 유지하는 ‘농부형’ 설계사를 꾸준히 확보·양성해야 한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보험사의 과도한 경쟁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보험업계는 외형 확대를 위한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사업비를 과도하게 집행하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법정 준비금으로, 시가 평가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때 그 부족액을 준비금으로 쌓도록 한 제도다.

2023년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시행됐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 부족하지 않도록 보험사의 곳간을 미리 잠그는 것이다.

문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배당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상법상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법정 준비금으로 분류돼 배당가능이익에서 차감되는 구조다.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시행한 제도가 주주 환원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이는 기업 가치 하락과 배당 재원 축소로 이어져 오히려 고객과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신 의장은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가입 고객에 대한 유지 서비스는 소홀히 하면서 신계약 매출 실적만을 위해 과도한 수수료·시책 경쟁, 설계사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며 “그 결과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 고아계약이 양산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른바 1200%룰을 법인보험대리점(GA)에도 확대 시행했다. 1200%룰은 보험설계사가 보험 상품을 판매한 첫해 받는 수수료(시책 수수료, 정착지원금, 기타 명목 금전성 지원)의 총액을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팔았다면, 지급할 수 있는 첫해 수수료 총액은 최대 120만원이다.

내년부터는 보험설계사 수수료 분급 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설계사 수수료를 판매 이후 1년 이내 대부분 지급하던 관행을 줄이고 2027년부터 4년, 2029년부터 7년에 걸쳐 판매수수료를 나눠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보험업계에 만연했던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 등 신계약 매출 경쟁으로 인한 폐해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단기 실적 위주의 경쟁 대신 장기적인 계약 유지관리가 보험사와 보험설계사의 수익성과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는 “올 7월 시행된 GA 설계사 판매수수료(1200%룰) 규제에 이어 내년 1월 시행되는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분급 기간 확대는 단기 실적 위주의 폐해를 바로잡고 ‘머니게임’으로 전락한 생명보험 산업을 다시 ‘이웃사랑 이야기’로 되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평소 생명보험이란 다수의 가입자가 ‘이웃사랑’의 마음을 모아 역경에 처한 이들을 지켜주는 금융제도라고 역설하며 이를 바로 세우는 것이 보험인의 사명이자 사회적 책임이라는 소신을 이어왔다.

이번 기념사 역시 생명보험이 본연의 상부상조 정신을 회복해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금융제도로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론을 재차 밝힌 것이다.

신 의장은 “이제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을 넘어 환경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속자생존’의 시대가 됐다”며 “교보생명도 IFRS17이 요구하는 고객·주주가치 중심의 가치경영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험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이 가입한 보험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약속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고객 보장 완주를 위한 서비스 봉사 문화를 우리가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설계사 정착률과 보장 유지율을 높여 보험 가입에서부터 보험계약 유지,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고객 보장 완주를 책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100년 영속 기업, 교보생명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새롭게 각오를 다질 때”라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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