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정부기관에 100만달러 예산 배정…나이지리아 시민들 ‘분노’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8. 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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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가짜 정부 기관이 10억원대 예산을 배정받는 등 실제 기관인 것처럼 꾸며 여러 특혜 의혹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했다.

나이지리아 언론의 디지털 기록을 보관하는 사이트인 아카이브닷엔지(Archivi.ng)의 푸아드 라왈 창립자는 "유령 직원들은 이전에도 적발된 적이 있지만, 유령 기관 전체가 드러난 사례"라며 "중요한 것은 횡령 액수보다 절차로 이런 것들이 예산에 포함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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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외국 개입 촉진위원회’ 유령기구 지적
정부 보조금 청구에…청사 내 사무실 입주도
혐의받는 사무총장, 다음달 법원 출두 예정
의회 허술한 감시·대통령 부패 비판 목소리
‘대통령 외국 개입 촉진위원회’(PFIPC)의 수장으로 지목된 아데네이 아데예미 매슈 [사진=바요 오나누가 나이지리아 대통령 특별보좌관 페이스북]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가짜 정부 기관이 10억원대 예산을 배정받는 등 실제 기관인 것처럼 꾸며 여러 특혜 의혹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했다. 시민들은 이런 사고가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의원들의 무능을 나타낸다고 분노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이지리아 정부 안에 있는 ‘대통령 외국 개입 촉진위원회’(PFIPC)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기구라고 보도했다. 이 위원회는 나이지리아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정부 예산에 13억나이라(약 95만달러, 13억5000만원)이 배정돼 있었다.

PFIPC는 사무실 임대, 장비 구입, 직원 채용 등을 통해 운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시작 보조금’ 명목으로 추가로 273억나이라(약 283억9000만원)를 청구하기도 했다. 또, 나이지리아 정부 부처가 입주해 있는 수도 아부자의 연방정부 청사 내에 있는 인기 있는 사무실을 차지했으며, 나이지리아 정부 공식 도메인에 웹사이트도 개설하기도 했었다.

대통령실은 그가 존재하지 않는 기구를 정부 예산에 슬쩍 끼워 넣고, 대통령 명의로 나이지리아 정치인과 외국 정부 대표들과 고위급 행사를 개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PFIPC 사무총장을 자처했던 아데네이 아데예미 매슈는 이런 위조·사칭 혐의에 답변하기 위해 다음 달 법정에 출두할 예정으로, 현재까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현지에서는 많은 시민이 아데예미의 혐의보다는 의원들의 허술한 감시와 볼라 티누부 대통령의 부패 실태를 여실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실이 이 허위 기관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자금 유용에 연루된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1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에코 애틀랜틱 워터프론트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식에서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나이지리아 언론의 디지털 기록을 보관하는 사이트인 아카이브닷엔지(Archivi.ng)의 푸아드 라왈 창립자는 “유령 직원들은 이전에도 적발된 적이 있지만, 유령 기관 전체가 드러난 사례”라며 “중요한 것은 횡령 액수보다 절차로 이런 것들이 예산에 포함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스캔들엔 페미 그바자비아밀라 나이지리아 대통령 비서실장도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데예미는 비서실장이 가짜 기관의 사무총장 직위를 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바자비아밀라 비서실장은 기관장을 임명할 권한이 없고, 관련 문서의 서명이 위조됐다고 해명했다.

내년 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 캠페인을 준비 중인 티누부 대통령은 PFIPC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비서실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기관에 임명장을 발급할 리가 없다”고 알렸다.

나이지리아 현지 매체 ‘디스 데이’(This Day) 언론인인 페스투스 아킨비는 정부 예산이 가짜 지출로 가득 찼고, 국민들에게 예산 편성 과정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지 시민들에게 비웃음을 산 예산 항목 중에는 해양청에 태양광 가로등 설치를 위한 예산 배정액, 지도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금, 106곳의 왕궁을 개보수하기 위한 예산 등이 포함됐다. 예산 지출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버짓아이티’(BudgIT)에 따르면 이중 왕궁 11곳은 실제 위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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