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업계, 꼭 2000년대 닷컴버블 같다”…올 들어 122개 프로젝트 폐업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8. 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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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업계가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와 유사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100개가 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줄도산하며 업계 전반에 걸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10일 데이터 분석업체 루트데이터(RootData)가 공개한 '2026년 가상자산 폐업 프로젝트 목록'에 따르면 올해 3월 20일부터 8월 6일까지 파산을 선언하거나 운영을 영구 중단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총 122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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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프로젝트 중단 속출
거래소부터 레이어2까지 도산 공포
닷컴버블과 유사한 옥석 가리기
웹3 데이터 플랫폼 루트데이터(RootData)가 공개한 ‘2026년 운영 중단 가상자산 프로젝트’. 올해 3월 20일부터 8월 6일까지 총 122개의 프로젝트가 폐업하거나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루트데이터]
가상자산 업계가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와 유사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100개가 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줄도산하며 업계 전반에 걸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10일 데이터 분석업체 루트데이터(RootData)가 공개한 ‘2026년 가상자산 폐업 프로젝트 목록’에 따르면 올해 3월 20일부터 8월 6일까지 파산을 선언하거나 운영을 영구 중단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총 122개에 달한다.

해당 목록에는 웹3 자동화 플랫폼 ‘스파크(Spark)’, 웹3 게임 프로젝트 ‘트리플오게임즈(Triple O Games)’, 탈중앙화 NFT 마켓플레이스 ‘엑스헤이븐(xHaven)’, 수수료 무료를 표방했던 블록체인 ‘바이트(Vite)’, 가상자산 복구 서비스 업체 ‘언사이퍼드(Unciphered)’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탈중앙화거래소(DEX) ‘트로피컬스왑(TropicalSwap)’, 중앙화거래소(CEX) ‘벤케이트익스체인지(Venkate Exchange)’, 대출 프로토콜 ‘아본(Avon)’과 ‘레비(Levvy)’, 리플레저(XRPL) 기반 디파이(DeFi) 서비스 ‘스트로브파이낸스(Strobe Finance)’, 가상자산 리서치·자문업체 ‘헤이즈플로우(Hazeflow)’ 등 거래소부터 지갑, 대출 프로토콜, NFT 마켓플레이스, 레이어1 블록체인까지 업계 전반의 분야에서 폐업이 이어졌다.

가속하는 폐업 러시…“닷컴버블 붕괴와 판박이”
코인데스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올해 7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만 비트멕스(BitMEX), 비트마트(BitMart), 무브먼트랩스(Movement Labs), 스토리지(Storj Labs) 등 4개 주요 업체가 잇달아 폐업이나 파산 신청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폴카닷(Polkadot) 파라체인이었던 ‘문빔(Moonbeam)’도 지난달 31일 영구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자산을 미리 브리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의 자금이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이더리움 레이어2 생태계의 구조조정이 두드러진다. 2023년 기술 발전으로 거래 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우후죽순 생겨났던 범용 레이어2 체인들이 차별화에 실패하며 대거 정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벤 피시 에스프레소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는 “범용 레이어2가 지나치게 많아 제품으로서 의미가 없어졌다”며 “현재는 통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마렉 올셰프스키 셀로(Celo) 공동창업자 역시 “디파이 프로토콜부터 탈중앙화거래소, 인프라 제공업체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반에서 통합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산업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토큰 대신 달러 버는 곳만 살아남아
코인데스크는 이번 폐업 러시가 2022년 테라루나·FTX 붕괴 사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단일 사건이 연쇄 파산을 촉발했던 2022년과 달리 이번에는 특정 뇌관 없이 업계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던 지속 불가능한 프로젝트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대신 실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견고한 사용자 층을 확보한 프로토콜만이 살아남는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당수 프로젝트가 인건비와 유동성 지원, 보안 감사 비용까지 자체 토큰으로 지급해왔는데 최근 약세장에서 알트코인 가격이 70~90%가량 급락하면서 토큰 표시 자금이 사실상 바닥났다는 설명이다.

과거 벤처캐피털(VC)의 맹목적인 자금 지원과 유행에 기대어 연명하던 프로젝트들은 이제 명확한 제품-시장 적합성과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없이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혹한기를 맞이했다.

유니스왑(Uniswap), 아비트럼(Arbitrum) 등 500개 넘는 프로토콜의 거버넌스를 지원했던 다오(DAO) 툴링 플랫폼 ‘탤리(Tally)’와 솔라나 기반 자산 추적 서비스 ‘스텝파이낸스(Step Finance)’, 월 거래액 5억달러를 넘겼던 크로스체인 정산 프로토콜 ‘에버클리어(Everclear)’ 등이 모두 실사용에도 불구하고 수익 모델 부재로 서비스를 접었다.

로렌조 발렌테 아크인베스트 리서치 이사는 “실질적 제품·시장 적합성(PMF)이 없는 팀과 거래소들이 문을 닫고 있고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펌프닷펀(Pump.fun) 두 곳이 전체 애플리케이션 매출의 67%를 차지할 만큼 수익이 소수 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며 “현재 가상자산 업계가 역사상 가장 깊은 통합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퍼리퀴드·에이브·이더파이는 ‘생존’
반면 자체 토큰이 아닌 달러(스테이블코인·현금)로 실제 수수료를 걷는 프로젝트들은 약세장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탈중앙 선물거래소 하이퍼리퀴드는 지난 6월 30일 누적 수수료 10억달러를 돌파했고, 탈중앙 무기한선물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디파이 대출 1위 업체 에이브(Aave)는 지난 7월 기준 예치금 120억달러를 유지했으며 4월 켈프다오 해킹 여파로 84억달러 규모 예치금 인출이 몰렸음에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속했다.

유동성 리스테이킹 프로토콜 이더파이(Ether.fi)는 가상자산 연계 체크카드 사업을 매출의 절반가량으로 키워 올해 2분기 거래 수수료가 272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총예치자산(TVL)은 78억달러에 달한다.

발렌테 디렉터는 “에이브, 이더리움, 유니스왑 등 탄탄한 현금흐름과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우량 프로토콜들이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해 방치돼 있다”며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춘 소외된 자산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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