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비상' 경기도, 4.6조 만기 몰려온다…차환금리도 '비상' [fn마켓워치]

김현정 2026. 8.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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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경기도가 내년부터 4년간 4조6483억원 규모의 지방채와 지역개발채권 원금 상환 부담을 맞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당수가 1%대 저금리 시절 발행된 물량인 반면 최근 경기도가 시장에서 발행한 지방채 금리는 4%를 넘어섰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경기도가 발행한 모집지방채와 지역개발채권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은 총 5114억원이다.

실제 차환 여부와 발행금리, 채권 종류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부터 만기 규모가 연간 1조원대로 불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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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상황에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경기도가 내년부터 4년간 4조6483억원 규모의 지방채와 지역개발채권 원금 상환 부담을 맞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당수가 1%대 저금리 시절 발행된 물량인 반면 최근 경기도가 시장에서 발행한 지방채 금리는 4%를 넘어섰다. 부족한 재원을 신규 지방채 발행으로 메울 경우 차환 비용까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경기도가 발행한 모집지방채와 지역개발채권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은 총 5114억원이다. 이달 말 989억원을 시작으로 9월 908억원, 10월 967억원, 11월 1085억원, 12월 1165억원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온다.

올해 만기 물량은 모두 2021년 발행된 경기지역개발채권으로 표면금리는 연 1.05%에 불과하다.

부담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세이브로에 등록된 경기도 채권을 만기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2027년 만기 도래액은 1조2634억원으로 올해의 두 배를 웃돈다. 2028년에도 1조2446억원이 만기를 맞고 2029년 1조1287억원, 2030년 1조116억원이 각각 상환 시점을 맞는다.

이에 따라 2027~2030년 4년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원금만 총 4조6483억원에 달한다. 2031년에도 5609억원 규모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세이브로에 등록된 해당 채권의 발행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5조7207억원이다. 다만 이는 발행 당시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현재 채무잔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저금리 채권 만기 오는데…시장 조달금리는 4%대
문제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과거 저금리 시기에 발행된 물량이라는 점이다. 경기지역개발채권의 경우 2021~2022년 발행물 표면금리가 연 1.05%에 불과했다. 이후 2023~2025년 발행물은 연 2.0~2.5% 수준으로 올라섰고 올해 발행물도 연 2.0%다.

시장성 지방채의 조달금리 상승폭은 더욱 크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발행한 3년물 '경기도2025-1' 2099억원의 표면금리는 연 2.900%였고 같은 해 3월 발행한 5년물 '경기도2025-2' 2731억원은 연 2.915%였다.

올해 2월 발행한 3년물 '경기도2026-1' 2985억원의 표면금리는 연 3.552%로 뛰었다. 이어 지난 5월 발행한 5년물 '경기도2026-2' 1978억원의 금리는 연 4.265%까지 상승했다.

과거 연 1.05%에 발행됐던 지역개발채권과 비교하면 최근 경기도가 시장에서 발행한 지방채 금리는 약 4배 수준이다. 다만 두 채권은 발행 방식과 만기, 이자 지급 구조가 서로 달라 이를 동일 채권의 금리 상승으로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저금리 채무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시점에 시장 조달금리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은 향후 경기도의 재정 운용에 부담이다.

가령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5114억원 전액을 최근 발행한 5년물 모집지방채 금리인 연 4.265% 수준으로 차환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1.05%와의 금리 차이는 3.215%포인트다. 연간 이자비용이 단순 계산으로 약 164억원 늘어나는 수준이다.

실제 차환 여부와 발행금리, 채권 종류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부터 만기 규모가 연간 1조원대로 불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경기지역개발채권은 대부분 5년 만기 고정금리 복리채로 발행된다. 매년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와 달리 이자가 만기까지 누적되는 구조여서 만기에는 원금뿐 아니라 누적된 이자까지 함께 상환해야 한다.

■ 엎친 데 덮친 재정 여건 악화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의 재정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 일부 민생·필수사업은 필요한 12개월치 예산 가운데 9개월분만 편성돼 10~12월 사업비가 비어 있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에 걸쳐 약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당시 지방채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에 해당한다. 여기에 각종 기금에서도 약 5588억원을 통합계정 등을 통해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불과 2~3년 뒤에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세이브로상 만기 구조를 보면 올해 5114억원인 만기액은 내년 1조2634억원으로 급증하고 2028년에도 1조2446억원에 달한다. 세입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 전체 예산은 약 41조7000억원이지만 도가 정책적으로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도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은 부동산 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약 8조원 수준으로 3조원가량 줄었다. 반면 전체 예산의 약 49%를 차지하는 복지 지출 등 재정 수요는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도 재정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추 지사는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을 중단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사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배분,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 개선 등 세입 구조 개편도 중앙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방침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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