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최대한 집 많이 내놓게… ‘세입자 낀 집’ 거래 길 터줘

세종=주애진 기자 2026. 8. 1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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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산 무주택자의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하기로 한 것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세제 개편안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정부는 양도세 중과 완화 기간에 맞춰 실거주 의무 유예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에 넣은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에 맞게 실거주 의무 유예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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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연장 추진]
토허구역 거래 4∼6개월내 입주 의무… 정부, 실거주 유예 조치 연장 나서
양도세 완화 맞춰 2028년까지 유력
“손주 봐주려 세주고 이사, 비거주냐”… 세제 개편안 비판에 뒤늦게 보완책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6.7.27/뉴스1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산 무주택자의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하기로 한 것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세제 개편안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유예가 올해 말 끝나면 세입자가 있는 집은 팔기가 어려워 매물 증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양도세 중과 완화 기간에 맞춰 실거주 의무 유예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에게 거주기간을 인정해 주는 예외 사유도 최대한 폭넓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제 개편안 공개 이후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자 뒤늦게 보완책을 내놓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예외 규정을 덧붙이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 양도세 완화 일정 맞춰 실거주 유예 확대

9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살지 않는 집’은 최대한 팔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한시 완화 조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지금은 기본세율(6∼45%)에 2주택 보유 시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 시 30%포인트가 중과된다. 이를 내년에 2주택 5%포인트, 3주택 이상 10%포인트로 낮추고 2028년에는 2주택 10%포인트, 3주택 이상 15%포인트로 조정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가 한 묶음으로 연장돼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기흥구, 의왕시, 하남시, 화성시 동탄구, 구리시 등 15개 경기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여 있다. 여기서 주택을 사는 사람은 거래 허가 후 4∼6개월 이내에 입주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올해 말까지 이들 지역에서 무주택자가 세입자 있는 아파트를 사면 기존 임차계약이 완료될 때까지 입주를 미뤄주고 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에 넣은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에 맞게 실거주 의무 유예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적용 기한을 언제로 할지 등 세부 내용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일정에 맞춰 2028년까지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올해 5월 12일로 잡혀 있는 ‘임대 기준일’을 언제로 바꿀지도 검토 대상이다. 당시엔 실거주 의무 완화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임대차 계약만 인정해주기 위해 이렇게 임대 기준일을 설정했다.

● 잇따른 비판에 보완 나서는 정부

세제 개편안이 입법예고된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이날까지 관련 의견이 4000여 건 게재됐다. 대부분 부동산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게 거주기간을 인정해 주는 사유와 관련된 반발이 컸다. 정부는 취학,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으로 1년 이상 산 주택을 세주고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 경우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주겠다고 밝혔다.

강OO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시민은 법제처 입법의견에 “서울 자가 아파트를 임대 주고 손녀 양육을 도와주러 잠깐 용인 아파트로 이사 왔는데 이런 경우도 비거주자가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할 무렵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1년 이상 살지 못했다” “개개인의 사정이 다 다른데 감안해 달라” 등 거주 인정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았다.

재경부는 “입법 과정에서 세부 규정을 마련할 때 부득이하다고 판단되는 다양한 사례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세부 규정에 ‘이와 유사하게 인정되는 사유’ 등을 넣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최장 3년으로 한정한 거주 인정 기간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임대차 계약이 2년 단위이고 계약갱신요구권에 따라 계약기간이 통상 4년(2+2년)으로 늘어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국민 의견을 들어서 한 번 더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용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충분한 숙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정부 의도대로 밀어붙인 감이 있다”며 “뒤늦게나마 보완하는 것은 다행이지만 시장 혼란이 커지지 않게 최대한 빨리 정책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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