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곤충도 ‘북상’… 생태계 재난 우려”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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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로운 장면을 찾았어요. 개미와 공생관계인 애들 중에 진딧물이 있는데 서로 지켜주는 모습을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남 팀장은 "곤충의 이동속도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먹이사슬이 끊어져 곤충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곤충·생태학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따른 생태 재난을 늦추기 위해 '폴리네이터 가든(pollinator garden·수분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이어 "지금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대외협력팀장으로 몸 담고 있는 기관을 쉽고 친근하게 홍보하는 일을 맡고 있다"며 "전공한 곤충 분야를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새롭게 바라보도록 인식을 바꾸는 데도 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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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곤충 궁금증에 공부 시작
소나무재선충·풀무치 피해 커
재난 늦추려 ‘수분정원’ 조성 중
“곤충에 대한 인식 바꾸기 앞장”

남 팀장은 “진딧물이 식물의 수액을 빨아들인 뒤 남은 당분을 내뿜는 현상을 ‘감로’라고 하는데 개미들이 그걸 꿀물처럼 빨아먹고 진딧물을 지켜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미가 능수버들나무에 집을 지어서 개미들을 따라가 보면 여왕개미가 나무 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팀장은 ‘수목원에서 일하는 곤충학자’이다. 프랑스 태생의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장 앙리 파브르(1823∼1915)에서 따온 ‘남브르’가 그의 별명이다. 그는 36도가 넘나드는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 옆 돌을 하나씩 뒤집어 본다. 돌 밑에 숨은 곤충을 찾는 것이다.
남 팀장은 “곤충분류·생태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틈만 나면 사무실 밖에 나와 곤충을 찾아본다”며 “가마솥같이 펄펄 끓는 더위에 곤충도 피서를 갔나 보다”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남 팀장이 곤충학자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작은 생명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그는 “곤충이라는 작은 생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늘 궁금했다”며 “곤충은 어떻게 겨울을 버티는지, 식물과 꼭 함께 살아가는 곤충은 왜 그런건지, 숲과 곤충은 어떤 관계인지 등에 대한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으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가 태어나 자란 경남 진해는 ‘곤충밭’이었다.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 난 후 곤충에 대한 막연한 흥미는 곤충학, 생태학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그의 학구열은 지독한 근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3년 한라산 구상나무를 연구할 땐 2년 동안 2주에 한 번 해발 1950m에 이르는 한라산 정상에 올라가 구상나무 연구에 매진했다. 남 팀장은 “한라산 구상나무는 한라산 정상에 서식하는 친구인데 기후변화로 점점 갈 곳을 잃고 있는 나무이다”라며 “구상나무를 4가지로 분류해 기생하는 곤충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2년 동안 곤충들이 나무 고사를 가속화시킨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곤충 생태계도 뒤흔들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제주도 상제나비다. 상제나비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만 관찰됐는데 최근에는 백두산 권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남 팀장은 “상제나비 사례는 곤충 분포 변화가 아닌 기후대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종들은 위도에 갇혀 산다. 기온이 오르면 살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북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곤충의 이동속도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먹이사슬이 끊어져 곤충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소나무재선충과 목화바구미, 풀무치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꿀벌은 최근 기후변화와 바이러스 등으로 개체 수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그는 “기후변화는 단순히 날씨가 더워지는 문제가 아니라 먹이사슬 전체를 흔드는 생태 재난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곤충·생태학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따른 생태 재난을 늦추기 위해 ‘폴리네이터 가든(pollinator garden·수분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폴리네이터가든은 기후위기로 서식처를 잃어가는 수분 매개체(벌, 나비 등 곤충류)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 정원을 의미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곤충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곤충들의 번식과 월동 공간을 인위적으로 마련해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남 팀장의 소망 중 하나는 곤충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곤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수를 갖고 있다”며 “사람은 1종, 고양이·개도 1종인데, 곤충은 전 세계에 100만종”이라고 귀띔했다.
남 팀장은 “사람들은 곤충을 그냥 ‘벌레’라고 생각하지만 숲과 곤충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미래 재난을 막는 중요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대외협력팀장으로 몸 담고 있는 기관을 쉽고 친근하게 홍보하는 일을 맡고 있다”며 “전공한 곤충 분야를 대중과 접점을 넓히고 새롭게 바라보도록 인식을 바꾸는 데도 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세종=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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