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물린 투자자들 하나둘씩 대피…불붙은 순환매, 자금 쏠린 ETF는

추경아 기자(choo.kyoungah@mk.co.kr) 2026. 8.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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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그간 소외됐던 소비재·화장품·소프트웨어(SW)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코스피 급락과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으로 대형 기술주가 조정을 받자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진 7월 이후 매수세는 다른 업종까지 고루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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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개월 ETF 자금 분석
반도체 지수 29%나 추락할때
K뷰티 ETF수익률 12%로 1위
실적 대비 낮은 주가 매력 부각
코스피가 소폭 하락하며 6250대로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그간 소외됐던 소비재·화장품·소프트웨어(SW)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코스피 급락과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으로 대형 기술주가 조정을 받자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최근 1개월간 국내 테마형 ETF 수익률 상위권에 소비재와 화장품, 소프트웨어가 이름을 올렸다. HANARO K-뷰티가 11.86%로 국내 테마형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 화장품(11.81%), KODEX 웹툰&드라마(10.07%), KODEX 필수소비재(9.11%), 1Q K소버린AI(7.34%) 등도 뒤를 이었다.

업종 지수에서도 이들의 오름세가 뚜렸했다. 같은 기간 식음료·화장품 등이 포함된 KRX 300 필수소비재지수는 9.3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KRX 반도체지수와 KRX 정보기술지수는 29%대나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등장을 주도했다. 반대급부로 대형주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6월 말까지 연초 대비 상승한 종목은 90여 개로 전체 대비 1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진 7월 이후 매수세는 다른 업종까지 고루 퍼져 나갔다.

화장품과 소비재 업종은 대표적인 순환매 수혜 분야이자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화장품 수출이 견조했음에도 최근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7월 산업통상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1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식음료 업종은 달러 대비 원화값 약세가 진정되면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농심은 현재 6월 저점 대비 약 21% 오른 상태다. CJ제일제당·오뚜기 등도 전쟁에 따른 원가 부담에 전반적으로 주가가 부진을 겪었지만 하반기 이익 성장이 전망된다.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반도체주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돼왔지만 최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순환매는 미국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일까지 최근 한 달간 미국 대표 반도체 ETF인 SOXX가 20% 넘게 하락하는 동안 금융 ETF(XLF)와 산업재 ETF(XLI)는 한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주가 실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며 조정받는 사이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COE)을 웃도는 ‘퀄리티’ 업종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의류·화장품·은행 등이 이에 속한다.

아울러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 간 주가 흐름에는 온도 차가 발생하고 있어 ETF를 통한 리스크 분산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예컨대 화장품 ETF 대표 종목인 아모레퍼시픽의 연초 이후 7일까지 상승률은 11% 수준에 그쳤다. 반면 에이피알은 같은 기간 62% 급등했다.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실적과 주가 흐름, 수급 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 반도체 외 업종으로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세가 주도주에서 종목 전반으로 퍼지면서 시장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상승 종목이 늘어날수록 특정 업종 조정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비재와 소프트웨어 테마 ETF는 시장에서 여전히 비주류 상품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에 상장된 신규 ETF 50여 개 가운데 화장품·필수소비재 관련 상품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반도체와 기술주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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