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로 성 접대… 10년만에 들통난 ‘축협의 민낯’ [현장메모]

남정훈 2026. 8. 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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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 망신을 당해도 경기력으로만 당하고 싶은데, 외국인 심판들에 대한 성 접대가 있었단다.

해당 경기의 상대 중엔 온두라스나 중국, 오만 등 한수 아래인 팀들도 있지만, 심판을 성 접대로 매수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성 접대에 포커스가 집중됐을 뿐 2016년 감사 결과엔 축구협회 임직원들이 2011년 3월부터 1년간 골프장이나 유흥주점, 노래방, 안마시술소, 백화점 등에서 2억16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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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 그야말로 나라 망신이 따로 없다. 망신을 당해도 경기력으로만 당하고 싶은데, 외국인 심판들에 대한 성 접대가 있었단다. 그것도 당당하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한다. 부패의 극치다.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 접대 얘기다.

2016년에 이뤄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가 10년 만에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에 조용히 묻혔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말미암은 국회 청문회 및 경찰 압수수색 등으로 인해 10년 만에 알려진 것이다.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간 국내에서 개최된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 3경기, 평가전 4경기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 감독관 10여명에게 성 접대가 제공됐다. 축구협회의 법인카드가 사용됐고, 그 과정에서 공식 결재 라인으로 결재가 이뤄졌다. 누군가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성 접대라는 얘기다.

외국인 심판들을 성 접대로 매수한 7경기 결과는 5승2무. 해당 경기의 상대 중엔 온두라스나 중국, 오만 등 한수 아래인 팀들도 있지만, 심판을 성 접대로 매수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 축구에 대한 신뢰를 근간부터 흔들 수 있는 대형 사건이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취소는 물론 한국 축구 최대 쾌거인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대한 순수성도 의심받을 수 있다. 해외 축구계에서는 그동안 2002 한일 월드컵 4강이 ‘심판 매수’ 덕분이라는 비아냥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반박하기도 어려워졌다. 당장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의 프랑스, 독일에서도 이번 사건을 앞다퉈 전하고 있다.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

성 접대에 포커스가 집중됐을 뿐 2016년 감사 결과엔 축구협회 임직원들이 2011년 3월부터 1년간 골프장이나 유흥주점, 노래방, 안마시술소, 백화점 등에서 2억16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 법적 마인드가 전무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다 못해 바닥을 뚫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사과문도 불붙은 팬심을 진화하기는커녕 더 키우고 있다. 지난 8일 ‘축구 팬 및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로 전해진 사과문을 천천히 뜯어보면 과연 이 사과에 진정성이 담겼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사과문에서 협회는 성 접대 사건에 대해 “다수의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이라면서 “현재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는 게 아닌 그거 과거사라며 선 긋고 회피하려는 모양새다.

더 내려갈 이미지도 사라져 버린 대한축구협회. 국제적 신뢰 하락과 싸늘하게 식은 팬심을 풀어낼 방법은 있을까. 해체 수준의 쇄신을 하더라도 믿어줄 이가 얼마나 있으려나.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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