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시대 흔들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변동성' 경고등

손유지 2026. 8. 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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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망 엇갈려…금리·외국인 수급에 변동성 확대
삼성전자 최대 실적에도 주가 약세…반도체 고점론 촉각
SK하이닉스 HBM 수요 주목…엔비디아 사양 변화 변수
주주환원 기대 커지지만 금리·중국 경쟁은 부담 요인
[지데일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 이후 거센 조정을 맞으면서 이번주 증시의 방향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증권사들이 제시한 코스피 전망치만 놓고 봐도 하단 5150에서 상단 8000까지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와 주주환원 기대가 주가를 지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꼽히지만, 금리와 외국인 수급, HBM 수요 변화에 따라 단기 주가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코스피가 5150~6350선에서 저점을 높여가는 조정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지선을 확인하면서 계단식으로 저점이 올라가는 흐름을 예상한 것이다. 

KB증권은 5500~8000, 한국투자증권은 5500~7500, 삼성증권은 6000~8000, 키움증권은 6000~7800을 제시하며 비교적 넓은 전망 범위를 내놓았다. 해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5500~10500이라는 더욱 넓은 범위를 제시해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증권가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배경에는 금리와 경기뿐 아니라 외국인 수급, 반도체 업종의 쏠림 현상, 기업 이익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증시 조정을 기업의 이익 자체가 급격히 훼손된 결과보다 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영향으로 해석했다. 이익 전망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향후 실적 발표와 전망치 수정이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9조5000억원, 순이익 71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이익을 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나타냈다. AI 투자 확대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구심과 메모리 업황의 고점 우려, 밸류에이션 조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키움증권은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조정했다. 반면 평균 목표주가는 49만원 안팎으로 제시돼 현 주가와의 차이를 고려하면 반등 여력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주주환원 정책은 삼성전자 주가의 또 다른 변수다. 대규모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망과 회사의 공식 결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환원책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기대감이 빠르게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성장의 중심에 있지만 단기 부담은 존재한다. 2분기 매출 79조3200억원, 영업이익 60조5400억원, 영업이익률 76.3%라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음에도 매출이 시장 예상치인 85조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의 HBM 탑재량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HBM 수요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다만 HBM 탑재량 감소가 곧바로 메모리 시장 전체의 위축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GPU 한 개당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는 대신 AI 가속기 출하량을 확대한다면 전체 HBM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점도 단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이 특히 경계해야 할 부분은 금리다. 미국의 긴축 우려가 재차 커지면 성장주와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도 위험 요소다. AI 관련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둔화하거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꺾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조정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역시 장기적인 변수다. CXMT의 글로벌 DRAM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범용 메모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부가 HBM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더라도 범용 DRAM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 전체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이번주 코스피는 지수 자체보다 반도체 대형주의 방향성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높은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과 AI 메모리 성장 기대를 현실적인 성과로 연결한다면 지수의 추가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금리 상승과 외국인 매도, HBM 수요 둔화,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전망치의 극단적인 편차가 보여주듯 현재 시장은 낙관과 경계가 팽팽하게 맞서는 국면"이라며 "이에 지수의 숫자보다 기업 실적, 메모리 가격, 외국인 수급, 금리 흐름을 함께 살피는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