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반토막’에 업비트·빗썸 상장 봇물…‘수수료 방어전’ 총력

박진우 2026. 8. 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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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침체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업계 1, 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이 원화마켓 신규 상장을 이례적으로 늘리고 있다. 2분기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데다 주요 거래소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자 원화마켓 중심의 신규 자산 편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수료 수익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총 거래대금은 146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96억9000만달러) 대비 49.5%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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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거래량 49.5% 급감…실적 악화에 원화마켓 신규 상장 속도
업비트 ‘해외 검증 코인’ 편입 vs 빗썸 ‘에어드랍’ 등 마케팅 화력 집중
활동 이용자 19.5% 불과·자금 해외 유출…현물 수수료 집중 수익구조 한계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 로고.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침체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업계 1, 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이 원화마켓 신규 상장을 이례적으로 늘리고 있다. 2분기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데다 주요 거래소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자 원화마켓 중심의 신규 자산 편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수료 수익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총 거래대금은 146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96억9000만달러) 대비 49.5% 급감했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의 거래대금이 54.0% 줄어들었고 빗썸 역시 41.7% 감소했다. 코인원(-28.7%)과 고팍스(-77.2%)도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보인 반면 코빗은 70.5% 증가하며 주요 거래소 중 유일하게 증가를 기록했다.

거래량 가뭄은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한 2346억원, 영업이익은 77.8% 줄어든 880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역시 1분기 매출이 57.6% 감소한 825억원, 영업이익은 95.8% 폭락한 29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손실(869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비상이 걸린 탑2 거래소가 선택한 전략적 활로는 '원화마켓 신규 상장'이다. 업비트는 7월부터 이날까지 총 18개의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이 중 16개를 원화마켓에 집중 배치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원화마켓 상장 건수(6~10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업비트의 상장 기조는 '해외 검증종목 편입'과 '글로벌 트렌드 이식'에 집중됐다. 지난달 원화마켓에 신규 진입한 10종 중 오픈그라디언트(OPG), 디라이브(DRV), 오원익스체인지(O), 모포(MORPHO), 지오드넷(GEOD), 오일러(EULER) 등 6개 프로젝트가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거래가 먼저 시작된 종목들이었다.

이달 들어서도 스퀴드(QUID), 그래비티토큰(GRVT), 캡(CAP), 카미노파이낸스(KMNO) 등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가격과 유동성이 먼저 검증된 자산을 연이어 원화마켓에 편입시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상장 후 평균 2~3개월간 유동성과 가격 발견 과정을 거친 자산을 편입해 상장 리스크를 낮추는 한편, 탈중앙 물리 인프라(DePIN)나 탈중앙화금융(DeFi) 등 글로벌 투자 내러티브를 원화마켓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빗썸 역시 신규 자산 발굴과 에어드롭 이벤트를 결합한 공격적 수급 유입 전략을 펴고 있다. 빗썸은 7월 이후 넥서스(NEX), 메타플렉스(MPLX), 임파서블 클라우드 네트워크(ICNT), 디라이브(DRV), 체크메이트(CHECK), 로렌조프로토콜(BANK), 지오드넷(GEOD), 오원익스체인지(O), 이온(AEON), 리플유에스디(RLUSD), 그래비티토큰(GRVT), 메타다오(META2), 글로벌달러(USDG), 스퀴드(QUID), 유니베이스(UB), 블록스트리트(BSB) 등 16개의 신규 자산을 원화마켓에 대거 추가했다.

빗썸은 상장과 동시에 수억원 규모의 에어드롭, 입금왕 플러스 이벤트, 거래량 상위 리워드 지급을 동시 진행하며 단기 유동성 확보와 이용자 유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대 거래소가 일제히 원화마켓 신규 상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이탈과 구조적 수익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한 달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의 활동 이용자 비율은 19.5%에 불과했다. 전체 가상자산 이용자(약 1113만명) 5명 중 1명만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같은 달 국내 투자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해외 거래소로 출고한 자금 규모는 2조7625억원에 달한 반면,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규모는 2조2022억원에 그쳐 한 달 만에 5600억원의 자금이 해외로 순유출됐다.

여기에 현물 거래 수수료에 집중된 수익성도 문제다. 두나무의 수수료 매출 비중이 97.49%에 달하고 빗썸이 99.99%에 육박하는 등 현물 거래 수수료가 실적을 좌우하는 국내 환경상, 투자 자금을 내부로 유인하는 원화마켓 신규 상장은 가장 즉각적인 수익성 방어 수단으로 활용된다. 내년 1월 시행이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 도입을 앞두고 향후 거래량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은 선물거래나 파생상품 등 수익원 다변화가 제한돼 있어 거래대금 감소 시 실적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며 "신규 자산 편입을 늘려 거래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수료 수익 감소를 방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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