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산업의 심장 경남에 세워야 한다

황태부 2026. 8.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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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을 어디에 설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 경남 설립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산업 논리 그 자체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은 경남에 뿌리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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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이 우주항공 강국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우리 앞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이 놓여 있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을 어디에 설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는 40년 가까이 항공·우주 산업 현장을 지켜왔다. 부품 하나, 나사 하나를 깎아내던 시절부터 완제기와 발사체를 만드는 지금까지 그 모든 성장통을 현장에서 함께 겪었다. 그런 필자에게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입지 문제는 탁상 논쟁이 아니라, 산업 현장 생존이 걸린 문제로 다가온다.

7월 3일 국가우주위원회가 의결한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육성전략'은 2035년까지 우주항공 기업을 1200개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0.7%에서 3.0%, 금액으로는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통령 역시 "우주항공 주역인 민간과 지방을 중심으로 한국판 스페이스X가 탄생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대한 목표는 결국 기업이, 그것도 산업이 실제로 밀집한 현장에서 뛰는 기업이 이뤄내야 할 몫이다.

그 현장이 바로 경남이다. 국내 우주항공 기업 60% 이상, 종사자 70% 이상이 경남에 밀집해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양대 체계종합기업을 축으로 소재·부품부터 최종 조립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생산망을 갖춘 곳은 전국에 경남뿐이다.

정부 전략에도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벨트와 산업벨트 거점으로서 사천 중심 우주항공 허브 조성 계획 역시 이러한 산업 집적을 전제로 짜여 있다. 정부 우주항공산업 육성전략 핵심인 민간·지역 중심 국가 주력산업화 역시, 경남의 제조 역량 없이는 실행 자체가 불가능한 과제들이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기업 지원 '속도'이다. 기술개발 자금은 늘 부족하고 인력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며, 지역 중소기업 다수는 영세한 규모로 국제표준·인증이라는 높은 문턱과 뉴스페이스 시대 체질 전환 요구 앞에서 힘겨워한다.

정부가 밝힌 대로 뉴스페이스 펀드가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까지 성장 단계별로 지원되고, 각종 지원이 산업 혁신과 연계되려고 해도, 이를 현장에서 집행하고 기업과 밀착해 이어줄 실행기관이 멀리 있다면 지원은 늦어지고 효과는 반감된다.

정책을 만드는 우주항공청이 이미 사천에 있는데, 그 실행 조직인 진흥원이 다른 곳에 떨어져 있다면 정책과 현장 사이 시차와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업이 오늘 겪는 애로가 내일 정책에 반영되려면, 정책기관과 실행기관, 제조 현장이 한 축에 놓여야 한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 경남 설립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산업 논리 그 자체다. 산업이 있는 곳에 지원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상식이 실현될 때, 비로소 정부가 제시한 글로벌 점유율 3% 목표도 현실이 될 수 있다. 40년 산업 현장 경험을 걸고 말한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은 경남에 뿌리내려야 한다.

/황태부 사천상공회의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