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공장서 소부장 기술 상시검증…'트리니티팹' 내년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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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섭씨 36도를 가리키던 지난 5일 오후 3시께 찾아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SK하이닉스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트리니티팹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들이 충분히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모은 뒤 실제 수요처로 가면 최종 평가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진다"고 말했다.
트리니티팹은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사실상 빼앗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 활로를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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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산업단지 조성 비지땀
K반도체 상생 거점도 구축
첨단공정 축소판 만들어 지원
노광·계측등 3천억 장비 갖춰
18개월 걸리던 기술 테스트
12개월로 대폭 줄여 장점
소부장 해외시장 개척 도와

수은주가 섭씨 36도를 가리키던 지난 5일 오후 3시께 찾아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SK하이닉스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단지 공정률이 87%까지 올라온 4.2㎢(약 126만평) 용지에서는 야외에서 일하는 인력을 찾기 힘들었다. 현장 방침에 따라 체감 온도가 33도를 넘어서면 오후 1시부터는 작업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어컨이 설치된 트럭, 포클레인 등 장비로만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상 최악의 무더위에도 용인 반도체 팹(공장)은 내년 2월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팹 4기가 들어설 예정인 용지에는 현재 1기 팹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역이 공사 중이다. 콘크리트로 쌓아 올린 아파트 50층 높이의 뼈대에는 건물을 감싸는 패널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팹 2기까지 가동할 수 있는 2.83기가와트(GW) 규모의 전기선이 연결됐다. 6㎞ 떨어진 신안성 공구에서 대형 원전 2기가량의 전력을 끌어오는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물도 확보했다. 북동쪽으로 36.8㎞ 떨어진 여주보에서 공업용수를, 북서쪽으로 15.8㎞ 떨어진 유림배수지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을 준비를 마쳤다.
1기 팹 서북단 아래에는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2024년부터 산업통상부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준비해온 '트리니티팹(Trinity Fab)'이다. 중앙·지방정부, SK하이닉스, 소부장 기업 등이 '삼위일체'가 되자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트리니티팹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양산 성능을 검증하는 용도로 사용될 '미니 팹'이다.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전 공정 라인을 축소한 형태다. 약 1000평 규모의 이 공간에는 소부장 기업들이 직접 확보하기 어려운 노광·계측 등 3000억원어치 장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트리니티팹의 가치는 실제 반도체 양산 공정을 거의 그대로 구현해 놓은 점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클러스터의 반도체 클린룸을 3개 구역으로 조성하고 있다. 가장 높은 3번째 구역에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이 들어서고, 그 아래 '서브팹'에는 전기, 가스, 화학 물질을 공급하는 장치가 자리 잡는다. 가장 아래에는 펌프와 스크러버(유해 가스 정화 장비), 칠러(냉각 장비) 등이 들어선다. 이렇게 실제 양산 현장을 그대로 구현한 곳에 소부장 기업들의 신기술·신제품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설치된다. 소부장 기업들의 자체 클린룸은 통상 1개 층으로만 돼 있어 실증 결과가 실제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트리니티팹을 적극 활용하면 양산 기간이 기존 18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소부장 기업을 위한 전용 시설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지금은 소부장 기업이 제품을 만들면 종합 반도체 기업들의 양산 라인에서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점에 라인을 배정받기 어렵다.
지금처럼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일 때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장비 검증을 위해 라인을 내주는 만큼 양산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트리니티팹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들이 충분히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모은 뒤 실제 수요처로 가면 최종 평가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진다"고 말했다.
트리니티팹에는 내년 5월 가동을 전후로 37대 반도체 장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계측·검사 장비가 11대로 가장 많다. 해당 장비들은 가격이 비싸 소부장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갖추기 어렵다.
트리니티팹은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사실상 빼앗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 활로를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과거 중국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의 제재가 시작된 이후 판로가 막혔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소부장 기업들에 실증 데이터를 요구할 때 트리니티팹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팹에서 생성된 정보는 해당 기업만 알 수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데이터를 제출할 때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게 트리니티팹 측의 설명이다.
[용인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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