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억→1조3808억→9440억'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결말은
대법원 판단 반영한 파기환송심, 9440억 지급 판결
17일 재상고 마감... 양측 선택에 최종 결론 달려
기업 지배구조까지 흔드는 거액 재산분할... 논란도 지속

양측이 재상고를 하지 않으면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되지만, 한쪽이라도 대법원에 다시 판단을 요구하면 2017년부터 이어진 법적 분쟁은 또다시 최고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된다.
이번 소송은 재산분할 규모가 재판 과정에서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개인의 고유재산으로 판단하면서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크게 달라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자금이 최 회장의 경영 기반 형성에 기여했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오면서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됐고, 위자료는 20억 원, 재산분할금은 1조380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법원은 이후 항소심 판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을 재산분할 기여 요소로 인정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 판단은 유지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이 지적한 부분을 반영해 재산분할 범위를 다시 따져야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하면서도 앞선 항소심보다 지급액을 줄여 9440억 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산정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재산 가치를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인 만큼 주식 가치 변동과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제 관심은 재상고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재상고 기한은 오는 15일이지만 이날이 토요일인 만큼 민사소송법에 따라 다음 평일인 17일까지 연장된다. 양측 모두 재상고하지 않거나 상고를 포기하면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어느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 결과가 노 관장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 회장 측의 재상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대법원이 앞서 제시한 법리와 파기환송심의 판단 구조를 고려하면 재상고를 하더라도 판결 결과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소송이 남긴 문제도 적지 않다. 거액의 재산분할을 둘러싼 장기간의 법정 다툼은 당사자들의 재산 문제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들의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재산분할 과정에서 기업 지분의 가치와 배우자의 기여도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는 향후 유사한 대기업 오너 일가의 이혼 소송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재산 형성에 대한 판단이 665억 원에서 1조3808억 원, 다시 9440억 원으로 크게 변하면서 재산분할 산정 기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졌다. 개인의 혼인 관계에서 비롯된 재산분할이 기업의 지분과 경영권, 주주가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법적 판단의 예측 가능성과 기준의 명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소송은 이제 재상고 여부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며 "양측의 선택에 따라 9440억 원 지급 판결이 확정될 수도 있고, 다시 대법원 심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재산분할 분쟁의 결말이 국내 재벌가 이혼 소송과 기업 지배구조에 어떤 기준을 남길지 주목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