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물이 안 보여요”⋯폭염 속 텅 빈 방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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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8일 오전 11시 전주동물원.
상당수 동물이 그늘이나 실내 사육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빈 방사장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잇따라 눈에 띄었다.
이처럼 동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가운데, 무더운 날씨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전주동물원 측은 관람객에게 동물을 보여주는 것보다 폭염 속 동물들의 건강과 안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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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내실 확인할 수 없어⋯동물 못 봐 아쉬워”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8일 오전 11시 전주동물원. 무더운 날씨에도 아이의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정작 이들을 반긴 것은 텅 빈 방사장이었다.
관람객들은 동물사 앞에 서서 연신 안을 살폈지만 동물들의 모습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맹수 구역에서는 취재 당시 호랑이 두 마리만 모습을 드러냈다. 그마저도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 몸을 누인 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방사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상당수 동물이 그늘이나 실내 사육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빈 방사장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잇따라 눈에 띄었다.

반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견디는 동물도 있었다. 코끼리는 코로 물을 빨아들인 뒤 등에 뿌리기를 반복하며 달아오른 몸을 식혔다. 원숭이들은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을 찾아 서로 그루밍을 하며 더위를 피했다.
전주동물원은 여름철 동물들에게 수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특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코끼리에게는 수박을, 육식 동물에게는 기력 보충을 위한 소고기를 제공하는 식이다. 물을 좋아하는 동물들이 수영이나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방사장에는 큰 얼음 조각을 놓는 등 폭염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동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가운데, 무더운 날씨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동물원을 찾은 김모 씨는 “아이가 동물을 좋아해 함께 왔다”며 “날씨는 덥지만 아이가 즐거워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관람객이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부모와 함께 온 김우진(9) 군은 “사자를 제일 좋아하는데 사자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며 “동물원에 왔는데 다른 동물들도 많이 보지 못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모습을 감춘 곳은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는 실내 사육공간, 이른바 ‘내실’이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주동물원은 방사장과 내실 사이의 문을 열어두고 동물들이 스스로 머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동혁 사육사는 “방사장과 내실 사이의 문을 열어둬 동물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고 있다”며 “내실에는 냉방기가 설치돼 있어 동물들이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동물원 측은 관람객에게 동물을 보여주는 것보다 폭염 속 동물들의 건강과 안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빈 방사장은 관리 소홀 때문이 아니라 동물들이 더위를 피해 스스로 쉴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동물이 내실로 들어가면 관람객이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재 관람객이 내실을 볼 수 있는 시설은 없다”며 “예산 문제로 관련 시설을 조성할 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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