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둘이 버틴 70대 원장·60대 전문의 “이젠 포기”···40년 역사 ‘밀양 유일’ 분만병원 문 닫는다
유일 전문의 사직, 원장도 고령으로 운영 포기
출생아 수 감소에 적자 누적까지 겹쳐

경남 밀양의 유일한 지역 분만 의료 기관인 제일병원이 9월 1일 자로 폐업한다. 아이를 받아줄 전문의가 없고, 만년 적자를 버틸 방법이 더는 없기 때문이다.
9일 밀양시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70대 원장과 60대 산부인과 전문의 1명 등 2명이 분만 등 산부인과 진료를 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 60대 전문의가 사직 의사를 밝힌 데다, 원장도 70대 고령으로 더이상 병원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 인구는 지난해 10만명 아래로 떨어지며 출산 건수도 크게 줄었다. 분만 및 진료 건수가 크게 줄면서 병원 경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병원은 산부인과·내과·마취과·소아과 등 4과·79병상 규모의 병원이다. 이 병원은 지역에서 40년간 분만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를 맡아 왔다. 시는 지역 분만 의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제일병원에 시설·장비비 10억원을 지원하고, 매년 5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지역 유일의 분만 의료 시설도 의료진의 고령화를 막을 순 없었다. 의료진은 분만 진료의 특성상 퇴근 후에도 응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입원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진 역시 호출이 오면 병원으로 복귀해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컸다.
출생아 감소도 병원 경영을 압박했다. 과거 연간 400건 안팎이던 분만은 200건대로 줄었다. 2024년과 2025년 분만 실적은 각각 107건, 108건에 그쳤다. 올해도 한 달 평균 분만 건수는 8~9명에 불과했다. 제일병원은 한 달 평균 1억5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밀양시는 지역 유일의 분만 의료 기관이 사라지게 되면서 응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보건소 등록 임산부를 대상으로 119 안심콜 사전 등록을 안내하고, 밀양소방서와 협력해 분만 가능 구급차 7대를 운영한다.
또 양산부산대학교병원과 중증·고위험 임산부 진료 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7월 기준 보건소 등록 임산부 189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담과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임신 36주 이상 임산부는 월 2회 이상 집중 관리한다. 밀양시는 신규 수탁 기관 공모도 진행 중이다. 현재 지역 의료기관 1곳이 신청해 자격 검토 및 계약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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