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인데 더 덥다”… 폭염 취약지역, 강북·도봉·중랑에 몰렸다

서울 안에서도 폭염을 견디는 여건이 지역마다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많고 녹지나 무더위쉼터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북·도봉·중랑구 등은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혔다.
9일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민생의정연구회가 공개한 ‘서울특별시 기후격차 해소를 위한 취약계층 맞춤형 기후 적응 정책 개발 및 조례 성안 연구’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형 기후취약성지수(SCVI)를 분석한 결과 강북구(0.858)를 비롯해 도봉(0.793)·중랑(0.761)·금천(0.738)·은평(0.72)·동대문구(0.715)가 폭염 취약도가 가장 높은 A등급으로 분류됐다.
서울형 기후 취약성 지수는 폭염 노출 정도와 고령인구 비율, 녹지 면적, 무더위 쉼터 접근성, 사회·경제적 대응 능력 등을 종합해 기후 취약성을 평가한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취약성도 높다.
강북구는 고령화율(26.4%)과 기초연금 수급률(73%)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반면, 인구 대비 무더위 쉼터는 99곳으로 평균(164곳)보다 적었다. 도봉구는 고령층 비율이 높고 1인당 공원 면적이 3.67㎡로 서울 평균보다 작았다. 중랑구와 금천구도 고령층이 많거나 녹지가 부족해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종로·성동·용산·영등포·강남·서초구는 지수가 0.235~0.474로 기후 취약성이 가장 낮은 D등급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서울의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연간 폭염 일수는 2005년 6일에서 2018년 35일로 늘었고, 열대야도 같은 기간 11일에서 29일로 길어졌다. 지난 100년간 서울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은 2.3도로 전국 평균(1.9도)을 웃돌았다.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7.8%)가 “폭염 때 선풍기나 서큘레이테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에어컨 사용은 39.1%에 그쳤다.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 요금 부담’(56.5%)이었다.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거리가 멀거나 접근이 어렵다”는 응답이 56.5%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폭염 대책도 단순히 쉼터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냉방비 지원과 취약 주거지 냉방 설비 확충, 생활권 안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조성 등 ‘냉방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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