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수술 빌미로 잡았다”…태아보험금까지 거절한 보험사 [어쩌다 세상이]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8. 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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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보험으로 불리는 어린이 보험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정작 보험금을 청구하는 순간, 보험사가 들여다보는 것은 아이의 진료기록만이 아닙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위험요인이 실제로 이 아이의 사망을 일으켰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고, 그 증명 책임은 보험사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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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보험금 소송 가입자 ‘승소’
법원 “사망과 인과관계 보험사 입증”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챗GPT]
태아보험으로 불리는 어린이 보험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정작 보험금을 청구하는 순간, 보험사가 들여다보는 것은 아이의 진료기록만이 아닙니다. 엄마가 그 이전에 어떤 임신을 했고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가 함께 심사대에 올라갑니다. 아이의 보험이지만 판단의 근거는 엄마의 과거가 되는 구조입니다.

관련 사례를 소개합니다.

A씨는 2022년 10월 임신 18주차에 어린이종합보험과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피보험자(보험사고 대상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이듬해 1월 아이는 임신 31주차에 2Kg이 되지 않은 몸무게로 태어났고, 저체중과 B군 연쇄알균(GBS) 감염으로 인한 신생아 패혈증, 호흡곤란증후군, 뇌실내출혈 진단이 잇따랐습니다.

아이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그해 2월 사망했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A씨가 1500만원 가량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아이의 병이 아니라 A씨의 과거였습니다. 계약 전에 있었던 조산과 유산,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받은 자궁경관봉축술, 이른바 맥도날드 수술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알리지 않은 병력 때문에 조산이 발생했고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가 감염에 취약해 사망했으니 인과관계가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보험약관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회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증명 책임이 소비자가 아니라 보험사에 있다는 뜻입니다.

A씨는 보험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재판에서 진료기록 감정이 이뤄졌고 감정의는 A씨가 받은 맥도날드 수술이 아이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맥도날드 수술은 조산을 막기 위한 치료로 더 이른 출산을 방지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법원은 감정의 의견에 기초해 A씨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습니다. 보험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고지의무 위반과 아이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감정 결과에 따르면 인과관계가 없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청구부터 판결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위험요인이 실제로 이 아이의 사망을 일으켰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고, 그 증명 책임은 보험사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금 지급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 그 근거가 무엇인지, 인과관계가 실제로 증명된 것인지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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