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외출 말라지만 일 안할 수는 없는데···농민들 위해 ‘움직이는 쉼터’가 왔다
원거리 쉼터 대신 좁은 농로 오갈 수 있게 만들어
그늘막에 의자, 아이스박스엔 음료로 휴식 제공

기록적인 폭염에도 논밭으로 나가 일해야 하는 농민들을 위해 만든 ‘이동 원두막’이 눈길을 끈다. 좁은 농로를 오갈 수 있는 트럭에 그늘막과 의자를 설치하고 시원한 음료가 담긴 아이스박스 등도 갖췄다.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종자관리소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작업 현장에 1t 트럭을 활용한 ‘이동식 원두막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자관리소는 내년 농민들에게 보급할 우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폭염에도 야외에서 작물을 관리해야 한다. 종자관리소는 현재 벼 26.7㏊와 콩 10.7㏊를 재배하고 있다. 기간제 노동자 19명과 공무직 등 25명이 매일 야외에서 일한다. 이들은 제조 작업과 물 대기, 병해충 방제 등의 작업을 한다.
종자관리소는 지난달부터 노동자들을 위해 ‘이동 원두막’을 제작·운영 중이다. 무더위 쉼터는 너무 멀어 오가기 불편한 만큼 현장 가까운 곳에서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종자관리소는 보유 중인 1t 트럭 2대에 이동 원두막을 만들었다. 트럭 적재함에 16.5㎡ 넓이의 그물막을 설치하고 간이 의자를 놨다. 아이스박스에는 물과 음료 등을 비치해 더위에 지친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트럭을 활용해 제작 비용도 대당 1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무더위 쉼터가 멀어 야외작업을 하는 농민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다. 전남광주 22개 농어촌 시군의 무더위 쉼터 7888곳 가운데 7549곳(95.7%)은 경로당 등 노인시설과 마을회관이다.
전국에서 지난 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3089명 중 369명(11.9%)은 논밭에서 폭염에 노출됐다. 올해 전남광주에서 온열질환으로 의심되는 사망자 4명도 모두 논밭에서 쓰러졌다.
전남광주종자관리소 관계자는 “1t 트럭 이동 원두막은 좁은 농로에도 쉽게 진입할 수 있고 여러 현장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면서 “무더위 쉼터까지 오가기 힘든 농촌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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