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대란에 엔비디아·AMD “사양 낮춰서라도…” 삼성·SK, 공급전 더 뜨거워진다 [칩칩팹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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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자 엔비디아·AMD는 성능이 낮은 HBM으로 눈을 돌리며 우회로를 찾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에서 이처럼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HBM4 탑재를 검토하는 것은 공급부족 때문이다.
이어 "엔비디아 외에도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 중인 빅테크 기업들은 더 낮은 용량의 HBM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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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칩에 HBM4E 대신 HBM4 검토
AMD CEO도 “메모리 구성 조정할 수 있다” 밝혀
삼성·SK, 가격 결정권 커져…HBM4 공급전 치열
‘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AI 혁명의 핵심인 ‘칩(Chip)’과 이를 만드는 ‘팹(Fab)’을 잇는 이름으로,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처럼 반도체 산업의 쉼 없는 진보를 담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기술은 쉽게, 뉴스 이면의 이야기와 산업의 흐름은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읽어갑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 사태가 엔비디아·AMD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사업 전략까지 바꿔놓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자 엔비디아·AMD는 성능이 낮은 HBM으로 눈을 돌리며 우회로를 찾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 출시할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7세대 HBM4E 12단 제품을 탑재할 계획이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HBM4E 샘플을 엔비디아에 전달하고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가 루빈 울트라에 사양이 낮은 6세대 HBM4 8단·12단, HBM4E 8단부터 넣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4E 12단의 용량은 48GB(기가바이트)이지만 HBM4 12단은 그보다 낮은 36GB를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과 열 저항 특성도 HBM4E에 비해 HBM4가 떨어진다.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을 가리키는 대역폭은 HBM4E가 3.6TB(테라바이트), HBM4는 3.3TB(삼성전자 제품 기준)를 제공한다. 동작속도도 HBM4E는 1초당 최대 16Gb(기가비트), HBM4는 최대 11.7Gb로 차이가 있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회동을 가졌다.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1/ned/20260811165055100mnae.jpg)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에서 이처럼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HBM4 탑재를 검토하는 것은 공급부족 때문이다. D램 공급대란으로 인해 당장 내년에 기대하는 만큼 HBM4E 12단 물량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의 세대가 거듭할수록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 확보와 발열 제어를 위한 공정 난도가 올라가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HBM4E 12단 제품의 수율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검증 기간이 이전 세대 제품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가 루빈 울트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I/O(데이터 송수신) 속도 향상이다. 출하량 증가는 부차적인 목표”라며 “엔비디아가 궁극적으로 HBM 사양을 낮추기로 결정한다면 D램 적층 단수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엔비디아 외에도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 중인 빅테크 기업들은 더 낮은 용량의 HBM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전시한 HBM4E 모형. [SK하이닉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1/ned/20260811165055406topi.png)
엔비디아에 맞서 AI 가속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3일(현지시간)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더 큰 용량과 대역폭을 갖춘 메모리의 총소유비용(TCO) 이점이 크지 않다면 메모리 구성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MD가 최근 출시한 신형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는 432GB의 HBM4를 탑재해 엔비디아의 ‘루빈’(288GB)보다 50% 더 많은 용량을 갖췄다. 고용량 HBM으로 성능 향상을 꾀했지만 수 CEO는 메모리 가격과 수급 부담을 고려해 AI 모델에 따라 저사양 메모리로 하향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도체 업계는 빅테크 기업들의 이러한 우회 전략으로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전체 HBM 용량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가격 결정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HBM4E가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HBM4를 대안으로 탑재하는 흐름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공급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AI 칩 공급사들이 HBM 공급제한과 높은 조달비용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되면서 저용량 HBM을 채택하려는 유인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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