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던 커피 찌꺼기, 화분 ‘특급 보조제’ 된다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고 남은 커피 찌꺼기(찌꺼기)는 처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음식물 쓰레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일반 쓰레기(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 하며, 수분을 머금고 있어 그대로 버리면 부피와 무게가 늘어난다. 그런데 커피 찌꺼기를 화분에 활용하면 훌륭한 ‘토양 개량제’가 된다. 커피 찌꺼기는 질소·인산·칼륨 등 미량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배수성을 높이고 유기물을 보충해 토양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식물마다 선호하는 토양 환경이 다르므로, 산성도를 좋아하는 식물 위주로 맞춤형 투입을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커피 찌거기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아프리칸 바이올렛이다. 약산성 토양(pH 5.8~6.2)을 선호하는데, 바짝 말린 커피 찌꺼기를 한 달에 한 번 1큰술 정도 겉흙에 섞어주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단, 잎에 물이 닿으면 부패하기 쉬우므로 물은 밑에서 흡수시키는 저면관수 방식으로 주는 것이 좋다.
블루베리는 대표적인 산성 토양 선호 작물로, 커피 찌꺼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화분 재배 시 2큰술가량을 화분 가장자리에 얇게 뿌린 뒤 흙과 살살 섞어주면 유기물 보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습은 피해야 하는 만큼 완전히 말린 커피 찌거기를 사용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철쭉도 커피 찌꺼기를 반긴다.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므로 분기(3개월)별로 1작은술 정도 소량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스킨답서스 등 아이비류도 커피 찌꺼기로 질소 공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과다 사용 시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월 1회, 1큰술 이내’의 기준을 지켜 사용해야 한다.
시클라멘류는 뿌리 통기성과 배수가 매우 중요한 식물로, 바짝 건조한 커피 찌꺼기를 소량 섞으면 토양 입자 사이의 공기층을 넓혀 배수 개선에 도움을 준다. 2주에 1회, ½작은술 정도만 소량 사용하고 겉흙이 바짝 마른 뒤 물을 준다.
전문가들은 커피 찌꺼기를 즉각적인 영양 공급원인 ‘비료’라기보다 ‘보조 토양 개량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유불급’ 원칙도 적용된다. 말리지 않은 커피 찌꺼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흙 속에서 부패하며 열과 가스가 발생해 식물 뿌리를 손상시키고, 표면에 곰팡이를 번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커피 찌꺼기는 전자레인지나 햇빛에 바짝 말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 뒤, 흙 표면에 덮어두기보다 겉흙과 깊게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유가 있다면 흙·낙엽 등과 함께 미리 썩혀 ‘퇴비화’ 과정을 거친 뒤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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