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인천] “서울·경기와 같은 전기료 낼 가능성 낮아”… 개편 눈앞 ‘차등요금제’ 기대감
발전소 밀집지 고려 ‘4등급’ 체계 예고
인천, 전력자립도 171%… 낮게 책정 근거
“경기북부와 묶어 다른 요금제 적용될수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시행 방향을 최근 제시했습니다. 이달 중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제주 등 3개 권역으로 나뉘어 시행될 전망이었던 차등요금제 방향이 ‘4개 등급’으로 바뀌면서 인천에 부과될 산업용 전기요금이 서울·경기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력 만드는 인천, 전력 쓰는 서울·경기와 똑같은 전기요금 ‘역차별’
인천은 지역 내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양이 지역 내 사용량보다 많은 지역입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상당량이 인천에서 생산돼 송전선을 타고 공급됩니다. 인천의 전력자립도는 지난해 171%였습니다. 전력 생산량이 전력 소비량보다 많았다는 뜻입니다. 같은 해 서울의 전력자립도는 6.8%, 경기는 59.2%로 전력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았습니다. 인천에서 생산된 전기는 서울·경기지역으로 송전됩니다. 수도권의 전력 생산을 감당하는 인천이 서울·경기지역과 동일한 전기요금 체계를 적용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인천지역에 지배적입니다.
2024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됐습니다. 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전력 생산시설이 위치한 지역의 전기요금을 다른 지역보다 낮게 책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분산에너지법 시행을 계기로 당시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던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는 차등요금제 시행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산업부가 검토한 시행안은 인천에 여전히 불합리한 내용이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제주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산업용 전기요금에 차이를 두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전력 생산시설이 몰려 있는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이 서울·경기로 공급되는 만큼 수도권에는 비싼 요금을, 비수도권에는 저렴한 요금을 책정해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 원칙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수도권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 기업들이 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이나 연구개발 시설 등을 비수도권으로 옮길 것이라는 균형발전을 염두에 둔 방안이기도 했죠.
이 계획이 실현되면 인천은 수도권에 포함됩니다. 지산지소 원칙이 수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인천은 전력을 생산하고도 전기 요금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철강(현대제철·동국제강), 자동차(한국지엠) 등 대기업 공장을 비롯해 남동·주안·부평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들의 부담도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죠.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산업부의 계획에 반대하며 전력자립도를 기준으로 차등요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부 “4개 등급 시행” 시사… 인천 전기요금, 서울·경기보다 낮아지나
애초 차등요금제는 올해부터 시행될 전망이었지만, 인천처럼 예외적인 상황에 놓인 지역에 대한 전기요금 책정 방안을 두고 정부가 재검토에 나서면서 시행 시기가 늦춰졌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력·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부가 차등요금제 관련 내용을 재검토한 것이죠.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4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차등요금제 시행 방안을 4개 등급으로 나눠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비수도권·제주권 등 지리적으로 나누지 않고, 지역별 전력자립도와 송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기후부의 ‘4권역’ 체제 차등요금제가 시행되면 인천은 서울·경기보다 낮은 가격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수도권에서 압도적으로 전력자립도가 높은 인천을 전력 자급자족을 하지 못하는 서울·경기와 같은 요금제로 묶기는 어렵다는 점을 기후부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서울·경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수도권보다는 높은 요금이 책정될 수 있지만, 적어도 수도권에서만큼은 인천의 요금이 낮게 책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인천의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사안인 만큼 기후부 측에 자주 문의하고 있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인천이 서울·경기와 같은 요금을 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3개 권역에서 4개 등급으로 나뉜 만큼 인천의 상황을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천, 경기 북부 ‘제3의 요금제’ 적용될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인천과 경기 북부, 서울과 경기 남부 등 2개로 나눠 서로 다른 요금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에 분포한 전력 생산시설의 위치를 보면 이 같은 관측이 무리한 전망은 아닙니다. 인천의 경우 수도권 전력의 20~30%를 생산하는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해 4곳의 복합화력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기 북부 역시 포천, 동두천, 파주 등에 발전설비용량을 기준으로 100만㎾가 넘는 대규모 복합화력발전소가 있죠.
반면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의 전력 생산시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열병합발전소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수도권 내에서도 전력자립도가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을 구분해 합리적으로 요금을 설계할 근거가 있는 셈입니다.
기후부는 이달 중순께 차등요금제 시행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고 지역별 차등요금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각종 환경오염 물질을 감수해야 했던 인천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이외에 ‘제3의 차등요금제’를 적용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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