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뒤 ‘대출 독서’ 첫 감소세…누가 꺾었나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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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2021~26년 상반기별 도서관 대출 독서 규모,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대출 독서율 등을 조사 분석해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번에는 성별·연령별·지역 연령별 대출 독서 실태를 집중 분석했다.
'도서관 정보나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올 상반기 '인기 대출 도서 1000종'의 대출 건수는 총 591만6천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출 독서를 일관되게 늘려온 연령층은 50대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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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도서 대출 건수 591만6천건
2023년 수준으로…여성 올 첫 하락
남성은 한강 열풍에도 2년째 ↓
‘도서전 최대고객’ 20·30 낙폭 커

한겨레는 2021~26년 상반기별 도서관 대출 독서 규모,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대출 독서율 등을 조사 분석해 지난 10일 보도했다. 전국 도서관 1600여곳의 취합 데이터에 기반했다. 이들 도서관 회원 수만 4245만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83%에 달한다. 전국·지역 단위 독서 실태를 세분화해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빅데이터이다. 분석 결과, 인구 대비 대출 독서는 세종시가 가장 왕성했고, 강원·경북·인천이 가장 둔했다. 도서관 회원 수 대비 대출률은 세종·광주·울산이 가장 높았고, 대구·부산이 가장 낮았다. 이번에는 성별·연령별·지역 연령별 대출 독서 실태를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주
국립중앙도서관은 최근 데이터 누락 오류에 따른 전면 재정비 뒤 7월 중반 서비스를 재개했다. ‘도서관 정보나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올 상반기 ‘인기 대출 도서 1000종’의 대출 건수는 총 591만6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25년(630만건 안팎)보다 최대 6.6% 감소한 수치이며, 2023년 대출 건수(590만6천건)에 가까운 수치다. 아동·학습서를 제외한 성인 도서는 337만5천건으로, 지난해는 물론 2023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구 100명당 성인 도서 대출은 6.54권으로, 2021년 이후 이어졌던 상승 흐름에서 처음 후퇴했다.
(이하, 인기 대출 도서 1000종을 ‘종합 도서’로, 아동·학습서를 뺀 인기 대출 도서 1000종을 ‘성인 도서’로 약칭하고자 한다.)
코로나 이래 ‘대출 독서’ 첫 역진…누가 꺾었나
우선 남녀의 도서관 대출 규모 차이가 꾸준히 벌어져 왔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코로나 이후 대출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종합 도서’를 놓고 보면, 여성의 대출 하락 폭(-6.9%)이 남성 쪽(-6.5%)보다 컸다. ‘성인 도서’에선 여성이 -5.2%, 남성이 -4.7%씩 줄었다.
추세 역진에 여성 탓이 더 컸다는 얘기일까. 섣부르다. 지난 5년 동안 도서관 이용 증가를 주도한 쪽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성별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성인 도서’ 대출은 남성 106만7982건, 여성 242만7191건으로 여성이 2.27배 많았다. 대출 10건 중 7건이 여성 몫이다. 2021년 2.06배, 22년 2.14배, 23년 2.2배, 24년 2.23배에 이어 지난해엔 2.28배에 이르렀다.
인구 대비 대출 건수를 봐도, 남성(2541만8천명)은 올 상반기 ‘성인 도서’를 100명당 4.2권씩 빌렸고, 여성(2567만4천명)은 9.45권씩 빌렸다. 지난해 성별 대출 격차가 가장 컸는데, 남성 4.4권, 여성 9.96권이었다(아래 표: 성별). 코로나 이후 남성은 2024년(4.41권)을 정점으로 2년 연속 하락한 뒤 23년(4.21권) 밑으로 떨어졌고, 여성은 25년 정점을 찍고 올해 하락세로 진입한 형국이다. 결국 남성들은 지난 2년 새 증가치 이상으로 올해 도서관 발길을 끊은 셈이다.
국가가 독서 증진 및 도서관 정책을 고민하는 데 있어, 두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포착된다. 첫째, 도서 시장을 뒤흔든 2024년 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도 도서관 남성 대출자에겐 무효해 보였다는 점이다. 25년 상반기 ‘성인 도서’에서 여성 대출은 24년 동기보다 4만6천건 늘었으나, 남성은 6500건 외려 줄었다. 둘째, ‘종합 도서’로 확대해 보면, 남녀 격차는 감소한다.올해 남성 7.88권, 여성 13.97권씩으로 1.77배 차이에 그친다. 1.8배로 가장 격차가 컸던 24년, 남성 8.37권, 여성 15.09권씩이었다. 여성 대출은 2024년 정점을 찍고 2년 연속 뒷걸음질한 반면, 남성은 올해 꺾인다. ‘나를 위한 독서’로 간주된 ‘성인 도서’에서의 경향과 반대다. ‘아빠’가 직접, 또는 최소한 성인 남성의 도서관 카드로 아동 도서를 빌렸을 가능성, 그럼에도 정작 성인 당사자는 책을 덜 읽었을 가능성이 보인다. 다음의 연령대별 데이터에서 볼 텐데, 인구 대비 ‘종합 도서’ 대출 비율에서 아동·학습서를 거둬내자 가장 큰 폭으로 대출률을 낮추는 세대가 40대, 이어 30대다. 도서관 육아는 늘었을망정, 독서는 주는 것이다.
도서관과 도서전의 ‘텍스트힙’은 다르다
도서관은 달랐다. 이번 분석 결과, 공공도서관 대출 세계에서는, 문학·인문 선호가 두드러지는데도, 2030세대의 존재감이 특히 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종합 도서’의 연령대별 대출을 보면, 40대(232만1천건)가 가장 많고, 13살 이하(181만3천건), 30대(87만4천건), 50대(63만9천건), 20대(39만9천건), 60대 이상(37만3천건), 중고교생(14~19살, 24만3천건) 순이었다. 도서관의 회원 정보 분류 방식에 따른 것으로 ‘연령 미상’이 40만여건이다.
주민등록 인구 대비 대출도 비슷한 양상이다. 40대가 100명당 30.89권으로 13살 이하 다음으로 많았고, 20대가 7.18권, 60대 이상은 2.45권으로 가장 저조했다. ‘성인 도서’ 흐름도 마찬가지(아래 표: 성인 연령별). 20대, 60대 이상은 수치까지 거의 같다. 40대만 100명당 16.84권으로 줄어드는데, ‘도서관 육아’ 등의 흔적이겠다.

알짬은 추세에서 드러난다.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출 독서를 일관되게 늘려온 연령층은 50대가 유일했다. 인구 대비 대출률도 지속해 증가시킨 세대는 50대뿐이다.
2023년, 25년 ‘성인 도서’ 대출로부터 50대는 올해 각기 18.4%, 1.3% 늘렸다. 반면 20대는 12.3%, 17.5%씩 줄였다. 연령대별 최대 낙폭이다. 그다음이 30대 차지다. 10.4%, 7.4%씩 줄였다. 30대는 올 상반기 ‘성인 도서’를 100명당 9권씩을 빌리면서 여전히 40대 다음으로 많았지만, 2021년 수준(8.93권)으로 후퇴한 유일한 성인 그룹이라는 점이 더 돋을새김된다. 나아가 중고교생은 21년치보다도 떨어진 유일한 집단이었다. 20대는 30대를 따라 23년치 밑으로 주저앉은 유일한 연령층이었다.
정리하자면, 올해 반전한 전체 대출 독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들은 2030대다. 다만 몇가지 변수는 있다. 데이터 안에서는 전체에서 5~6%를 차지하는 ‘연령 미상’ 부류의 실태, 데이터 밖에서는 20·10대가 대학·학교 도서관을 이용했을 가능성 등이다. ‘연령 미상’의 경우 ‘종합·성인 도서’ 양쪽에서 2023년 대비 올해 40% 안팎씩 증가했다. 지난해 대비로는 극미하게 감소했을 뿐이다.
‘연령 미상’의 상위 인기 도서가 40대의 취향을 띠긴 한다. 아울러 연령대별 선호 독서가 확연히 달랐다. 상반기별 ‘종합 도서’ 대출 1위는 21년 ‘아몬드’, 22~24년 ‘불편한 편의점’, 25~26년 ‘소년이 온다’다. 반면, 중고생은 21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22~25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26년 ‘소년이 온다’를 가장 많이 빌렸다.
20대는 21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2년 ‘달러구트 꿈 백화점’, 23~24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5~26년 ‘소년이 온다’를 선호했고, 30대는 21년 육아 실용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22~24년 힐링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불편한 편의점’, 25년 ‘소년이 온다’, 26년 ‘혼모노’를 가장 많이 빌렸다.
40대와 ‘연령 미상’은 21~24년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불편한 편의점’, 25~26년 ‘소년이 온다’, 50대는 21년 경제·미래 전망서 ‘2030 축의 전환’, 22~23년 ‘불편한 편의점’, 24년 정지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25년 ‘소년이 온다’, 26년 김애란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 60대 이상은 21~22년 조정래 소설 ‘천년의 질문’, 23년 김훈 소설 ‘하얼빈’, 24년 조정래 소설 ‘황금종이’, 25년 ‘소년이 온다’, 26년 ‘작별하지 않는다’로 나타났다.
일본·로맨스 소설 비중이 청소년에게, 힐링 소설 비중이 30~40대에게 컸다. 50대는 가장 폭넓은 독서 이력을 보였다. 또한 에스에프(SF)의 신성이었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자연 에세이로 독보적 화제가 됐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같은 당대 트렌드를 완성하는 데엔 20대가 기여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세종 vs 대구…도시의 이상 기류
한국문화정보원이 국립중앙도서관 원자료를 받아 분석한 ‘2024년 독서 실태’를 보면,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에서 예외 없이 20대 독서율이 꼴찌였다. 도서관 회원 가운데, 1년에 1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을 산출한 값으로, 24년 전국 평균 독서율이 1.9%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시(7.2%)가 가장 높았고, 광주·울산(3.1%)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부산(0.5%), 경북(0.8%)은 낮았다. 연령대별 20대 독서율이 가장 저조한 데도 대구(0.2%)·부산·경북(0.3%)이었다.
눈길을 끄는 곳은 대구와 세종이다. 대구는 지역 인구 대비 대출률이 광주·울산과 함께 전국 상위권이지만, 회원 수 대비 독서율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인구·회원 대비 대출 비율이 압도적 1위이던 세종은 근년 대출 꺾임새가 심상치 않다. 대출 증가세가 24~25년을 정점으로 꺾였고, 경기도와 함께 하향 기울기가 가장 가파른 곳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활자 세계’를 위협하는 이 모든 이상 기류에 정책과 사업 입안자들의 시선이 가닿을까. 오는 10일부터 도서관계 최대 국제회의인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부산에서 열리고, 9월엔 문화체육관광부를 포함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게 되어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서규석 데이터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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