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6시간 마라톤’ 부동산 점검회의 “전폭적 공급 확대…기존 사고방식에 매달리지 말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열고 수도권 주택 추가 공급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지난 3일 미국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7시간30분에 걸쳐 진행한 1차 회의에서 “기존 공급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지 나흘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으로부터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방안과 부동산 조기 공급 방안을 집중적으로 보고받았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회의에서는 전폭적인 공급 확대와 신속 실행 방안이 폭넓게 개진됐고 면밀한 검토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기존 사고방식에 매달리지 말고 전환적으로 판단해서 과감히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재차 당부했다.
정부는 추가 공급 물량과 대상 부지, 발표 시기 등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29일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컨트리클럽, 경기 과천 경마장·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수도권에 6만호를 신속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정부가 발표할 물량은 기존 6만호보다 늘어난 ‘6만호 플러스 알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용산 어린이정원,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용지, 한국토지주택공사 여의도 부지, 광진구청 옛 청사, 청담고·공항고 이전 부지 등 서울 도심의 국공유지나 유휴부지가 새 공급 대상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수도권에 헬기를 타고 직접 돌며 신규 택지를 찾아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영등포·구로구의 준공업지역 활용, 그린벨트 해제, 인허가 기간 단축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영등포·구로구 준공업지역의 산업시설 확보 비율을 낮춰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공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순방 귀국 직후 청와대에서 7시간30분 동안 1차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가용한 행정조치와 금융·재정·규제 완화 등 신속한 공급 실현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공급 대책에 ‘올인’하는 이유는 정부가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올랐다.
다만 신규 부지를 선정하더라도 실제 착공에 돌입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 어린이정원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반드시 책임지고 지켜내야 할 의무”라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주한미군 반환공여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도 지지부진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협상 지연에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미 양국은 2017년부터 서울 용산기지를 포함한 전국 각지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환경오염 조사와 정화 비용 부담, 한·미 간 이견 등으로 반환 절차가 지연돼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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