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75원 배당' 논란.. 주주환원 기대 꺾였나
엔비디아 HBM 조정설에 흔들
배당 발표에도 커지는 주주환원 논란
추가 환원책 예고...반등 해법 주목

7일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순식간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급격히 커졌다. 인공지능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던 종목이 하루아침에 흔들리는 모습은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대외 변수와 기업 이슈를 반영하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여기에 회사가 발표한 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두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논란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88% 하락한 14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54만200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장중에는 140만9000원까지 밀리며 낙폭을 더욱 키웠다.
전날 10% 이상 급락한 데 이어 또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얼어붙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의 부진은 코스피 지수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하락에는 여러 악재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루빈 울트라'에 적용할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 용량을 기존 계획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꼽힌다.
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SK하이닉스는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이러한 변화 가능성만으로도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된 점도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성장주 전반에 매도세가 유입됐고, 단기간 급등했던 SK하이닉스에는 차익실현 물량과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졌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설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장중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마감 시점에는 상승폭이 크게 줄어 전 거래일보다 0.22% 오른 23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종 전반이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업별 실적과 사업 구조, AI 메모리 경쟁력 등을 다시 비교하며 신중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날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이었다. 회사는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 총액은 약 2733억 원이며 배당 기준일은 오는 31일이다.
동시에 추가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3분기 안에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연내 발표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기면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배당 규모가 기업의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다소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흐름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환원 정책은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주환원 계획을 앞당긴 점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글로벌 기술 기업의 전략 변화와 거시경제 변수는 언제든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HBM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동시에 보다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실적과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대인 만큼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 전략과 주주 소통 능력이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