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바닥 쩍쩍' 가뭄 극심한데 '900톤 펑펑' 물축제…같은 밀양

윤두열 기자 2026. 8. 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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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밀양에서는 오늘 가뭄 경보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논바닥이 전부 갈라져 산불진화차까지 동원해 물을 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밀양시가 주관하는 '대형 물 축제'가 오늘부터 시작됐습니다. 9백 톤의 물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한쪽에서는 물이 없어 타들어가는데 한쪽에서는 물을 펑펑 쓰며 즐기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밀양에 비다운 비가 마지막으로 내린 건 지난달 1일입니다.

한 달 넘게 소나기 한번 찔끔 온 게 전부입니다.

저수지는 말랐고 논바닥은 전부 갈라졌습니다.

산불진화차까지 총동원해 논에 물을 댈 정돕니다.

[박수철/벼농사 (경남 밀양시 덕산리) : 너무나도 보기 좋고 물을 뿌리니까 벼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이 느껴요.]

그런데 같은 밀양에서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집니다.

강변을 따라 물놀이장 8개가 세워졌습니다.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놀고 사방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이름부터 물을 강조한 축제가 오늘부터 시작된 겁니다.

사흘 동안 수돗물 9백 톤이 사용됩니다.

농업 가뭄 '주의' 단계인 경남 산청에선 어린이 물놀이장 운영을 취소했는데 가장 높은 '심각' 단계인 밀양이 축제를 열자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박정목/벼농사 (경남 밀양시 봉황리) : 80이 넘었거든 나이가. 그런데 처음이야, 이렇게 가물기는… 물 가지고 다투는 이 시기에 물 장난한다는 건 말이 안 되거든.]

시의회까지 나서 "부적절하다"고 말렸지만 결국 강행했습니다.

폭염으로 사람들이 밖을 나가질 않으니 축제라도 열어 지역 경제를 살려보겠단 취지입니다.

[박명오/식당 운영 : 너무 덥기 때문에 시내에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축제를 해야 외부에서 관광객들이 들어와서…]

밀양시는 규모를 축소해 물 사용량을 줄이고 물도 재활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양기규/밀양시청 문화복지국장 : 밀양강 물을 자체 취수해 사용하고 사용한 물을 도로 살수에 재활용합니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가뭄에 최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게 축제를 열겠다"는 대시민 서한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영상취재 이인수 영상편집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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