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 아닌 임성기 정신? 한미약품 제보자 입 열었다

정문필 2026. 8.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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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사용 내역 주장했지만 구체 자료는 공개 안 해
한미 "송영숙 회장 창업주 예우…법인카드 의혹 과세 사실 없어"
한미그룹 오너일가 의혹을 제기한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정문필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법인카드와 회사 자산 사적 사용 의혹을 제기한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다만 의혹의 근거가 되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 자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7일 김 전 대표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숙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를 이용한 백화점 명품관 결제, 병원 이용, 해외 출장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김 전 대표는 "한미약품의 창업자가 아닌 송영숙 회장의 의료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송 회장은 지난해 3월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도 업무상 지위 없이 한미약품그룹에서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인카드는 제가 확인한 내용 중 일부만을 제보한 것"이라며 "한미그룹이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서 확인해 구체적 답을 하면 될 일인데, 왜 동문서답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너 일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전 대표는 "끊임없는 도전, 창조, 혁신을 의미하는 진정한 임성기 정신은 혈통과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4자 연합은 임성기 회장의 공백을 채워갈 능력도, 한미를 다가오는 바이오 경제시대를 석권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낼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관련 내용을 뒷받침할 법인카드 사용 일시와 전표번호 등을 모 언론사에 제시했다면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의 입수 경위에 대해서도 회사 원본 데이터가 아닌 사정당국 조사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자료는 사정당국 조사에 의해 회사가 자료를 제출하던 게 나온 것이지 회사 원데이터가 아니다"며 "회사에서 직접 빼내면 로그 데이터가 남는데 그 두려움을 갖고 뺄 수 있는 내부 직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자료를 주신 분 중 한미에서 근무한 분도 있고, 지금 안 하는 분도 있다. 유출자 색출하려고 혈안이 된 한미 내부 상황에서 몇 분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보 시기와 관련해 신동국 회장, 임종호 전 한미약품 부사장 등 특정 인사와 연계돼 제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김 전 대표는 신동국 회장과 교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제보와 관련해 상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송영숙 회장은 임성기 선대회장과 함께 한미그룹 설립을 함께한 창업주로, 이에 걸맞은 회사 차원의 예우가 제공되고 있다"며 "지난해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세무조사와 재작년 진행된 한미약품 세무조사에서 송 회장의 법인카드 업무 외 사용 건과 관련해 과세당국이 세금을 부과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문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