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고 기록하느라’ 정작 아이 못 보는 유치원 교사들···10명 중 3명 “안전지도 공백”
10명 중 6명은 “악성 민원 발생 때 보호 못 받아”

유치원 교사 10명 중 3명이 사진 촬영과 기록 업무 때문에 아이들 안전 지도에 공백이 생긴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10명 중 6명은 악성 민원 발생 시 기관 차원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해도 교권보호위원회가 실제 개최된 경우는 1.25%에 그쳤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238명(공립 2236명·사립 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전국 유치원 교사 교권·행정 및 복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2%는 ‘놀이 이야기’ 등 기록 문서 작성과 학부모 공개가 사실상 의무화돼 있다고 답했다. 또 26.8%는 유아별 사진 수량을 맞추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사진을 학부모에게 전송해야 하는 정량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기록 업무 과중으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았다. 교사의 37.2%는 사진 촬영과 기록 업무 때문에 수업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30.9%는 사진 촬영과 메모 등으로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야 해 유아 안전 지도에 공백이 생긴다고 응답했다.
교권 보호 제도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이 발생했을 때 ‘교사가 직접 대응했다’는 응답은 39.1%였다. ‘기관이 소극적으로 중재했다(무마 요구)’는 응답도 21.0%로 나타나 응답자의 60.1%는 기관 차원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원장·원감 등으로 구성된 민원대응팀이 악성 민원을 전담 처리했다는 응답은 10.3%에 그쳤다.
교권보호위원회 역시 유명무실했다. 교육활동 침해를 당했지만 원내 분위기나 전례가 없어 신청조차 고려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32.7%, 학부모 보복 우려나 관리자 만류로 포기했다는 응답은 9.5%였다. 실제 교권보호위원회가 신청·개최된 경우는 1.25%에 불과했다.
이 같은 환경은 교육 활동 위축으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48.3%는 아동학대 오인 우려로 교육 및 생활지도가 위축됐다고 답했고, 20.2%는 학부모와의 소통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교직 이탈을 고민하게 됐다는 응답도 16.7%였다.
전교조는 “보여주기 식 기록 문서화와 모바일 알림장 사진 전송 의무 관행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며 “악성 민원 발생 시 교사 개인 직통 연결을 차단하고 원장·원감 등 관리자가 책임지는 기관 중심의 민원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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