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조산업, 계열사 ‘헐값 매각’ 의혹…공정위 신고 당한 까닭 

허인회 기자 2026. 8. 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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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산업이 소액주주들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당한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계열사인 부국사료 지분 매각 과정에서 오너 일가 형제가 운영하는 푸른그룹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몰아주는 방식의 부당지원 행위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소액주주들이 사조산업 지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부국사료의 과거 지분 구조가 있다.

결국 소수 지분(18.61%)을 가진 푸른그룹이 부국사료의 실질적인 지배주주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조산업의 35% 지분이 '방패막이'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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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지분엔 프리미엄, 회사 지분엔 30% 할인…“최대 130억원 손실”
“합리적 결정”이라던 사측, 이사회 고발 예고에 내부 감사 카드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사조산업이 소액주주들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당한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계열사인 부국사료 지분 매각 과정에서 오너 일가 형제가 운영하는 푸른그룹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몰아주는 방식의 부당지원 행위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주주들은 매각 절차 중단과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불이행 시 이사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주주대표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조산업 측은 "충분한 검토를 거친 합리적 결정"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내부 감사위원회를 통해 사안을 조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공정위의 조사망 앞에서 사조산업 이사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본사 전경 ⓒ시사저널 최준필

동일 주식 묶어 파는데 단가 20만원 차이

이번 논란은 7월3일 체결된 부국사료 지분 매각 계약에서 비롯됐다. 매각 전 부국사료 지분은 사조산업(35%)과 푸른그룹 측(65%)이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으며, 양측은 이승엽 부국사료 대표에게 해당 지분 전량을 약 980억원에 일괄 매각했다.

사조그룹과 푸른그룹의 뿌리는 고(故) 주인용 사조그룹 선대회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남 주진우 회장이 사조그룹을, 차남 고(故) 주진규 회장이 푸른그룹을 경영해 왔으며, 1999년 주진규 회장 별세 후에는 배우자인 구혜원 회장이 푸른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사조그룹은 사조산업을 통해 부국사료 지분을, 부국사료는 푸른저축은행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사조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푸른그룹도 동일 기업집단으로 분류돼 규제 부담을 안았으나, 이번 매각으로 양측의 지분 연결고리는 완전히 해소됐다.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매각 단가 차이다. 전체 지분의 65%(11만6500주)를 매각한 푸른그룹은 1주당 61만7000원을 적용받아 약 719억원을 챙겼다. 반면 35%(6만3000주)를 매각한 사조산업은 1주당 41만1000원을 적용받아 약 259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같은 시기에 하나의 패키지로 매각된 주식임에도 주당 20만원가량의 단가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경영권 전체를 넘기는 거래였으므로 총인수대금을 전체 주식 수로 나눈 평균 단가(최소 54만4444원)를 적용해 약 343억원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균 단가 적용 시 최소 85억원, 푸른그룹과 동등한 단가 적용 시 최대 13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며 "사조산업 지분 역시 푸른그룹과 동등하게 취급받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이 사조산업 지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부국사료의 과거 지분 구조가 있다. 지난해 10월 이전 부국사료의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46.39%를 보유한 축산 기업 이지홀딩스였다. 이지홀딩스는 2006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했던 부국사료 지분을 인수하며 1대 주주가 됐다.

이지홀딩스는 2006년부터 최대주주 지위에 있었지만 부국사료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했다. 2대 주주 사조산업(35%)과 3대 주주 푸른그룹(18.61%)의 합산 지분이 과반을 차지하며 '가족 연합군'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 건 푸른그룹이었다. 결국 소수 지분(18.61%)을 가진 푸른그룹이 부국사료의 실질적인 지배주주 행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조산업의 35% 지분이 '방패막이'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했다.

지분 구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지홀딩스가 보유 지분 중 절반을 푸른그룹 계열사에 167억원(주당 40만원)을 받고 처분한 것이다. 지난 6월엔 남은 지분마저 190억원(주당 45만5000원)에 푸른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린하베스트신기술투자조합에 매각했다. 불과 8개월 만에 이지홀딩스 지분을 모두 사들인 푸른그룹은 지분율 65%의 지배주주로 올라섰다.

"단순 우호 지분이라 할인 불가피"

부국사료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이지홀딩스가 단일 최대주주임에도 부국사료의 경영권이나 의결권, 배당 등 어떤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사조·푸른' 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부국사료를 이끌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년 가까이 영향력을 못 미치는 관계사 주식을 계속 갖고 있기보다는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를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배주주로 올라선 푸른그룹은 불과 수주 만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받아 주당 61만7000원에 지분을 넘겼다. 이지홀딩스로부터 40만~45만원 선에 주식을 매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반면 푸른그룹의 부국사료 경영권 장악에 절대적으로 일조했던 사조산업은 30% 넘게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넘기는 '들러리'로 전락했다. 주주들이 이사회의 협상력 포기와 배임을 강도 높게 지적하는 이유다.

사조산업 측은 매각 단가 차이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 유무에 따른 정당한 시장 논리라고 반박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인정받는 것"이라며 "매수인이 이미 푸른그룹 측으로부터 지분 65%를 넘겨받기로 해 경영권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당사가 보유한 35%는 단순 '우호 지분' 성격에 불과해 동일한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동반 매각에 나서 '소수 지분 할인'을 자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번 매각 시기를 놓치고 35%의 소수 지분만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추후 매각 자체가 훨씬 힘들어지고 지분 가치마저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한 이사회의 종합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사회 차원에서는 법적 검토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진행했기에 매각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소액주주연대 측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와 조사 요청이 있었던 만큼, 현재 내부 감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사안을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주들과 투명하게 공유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정위가 실제 조사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신고 및 조사 착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통해 계열사나 특수관계인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취하고, 이로 인해 공정거래 저해성이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9호(부당한 지원 행위)를 위반할 경우 공정위는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법인 및 개인에 대한 고발 의견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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