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이어 NPB까지…KBO, '역수출 리그' 새 역사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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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오랫동안 '선수가 오는 리그'였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 기회를 잃은 선수들이 재도약을 위해 찾는 무대였다.
KBO에서 기량을 완성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선발로 인정받은 대표적인 역수출 사례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BO리그를 단순히 기록만 좋은 리그가 아니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검증되는 무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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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에릭 페디가 증명한 KBO 성장 시스템
선수 유출로만 볼 문제 아냐...수준급 선수 스카우트 기회될 수도

(MHN 정철우 기자) KBO리그는 오랫동안 '선수가 오는 리그'였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 기회를 잃은 선수들이 재도약을 위해 찾는 무대였다.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처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그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수출은 이미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에 일본프로야구까지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T 위즈 일본인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매체는 "KBO리그 강타자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KBO리그를 거쳐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다면 역사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관심 정도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스기모토는 시즌 초반만 해도 KT의 고민거리였다.
제구가 흔들렸고 KBO리그 타자들의 빠른 적응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2군 조정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그 시간이 오히려 전환점이 됐다. 홈플레이트를 밟는 위치와 릴리스 포인트를 수정했고 직구 평균 구속도 2~3㎞가량 빨라졌다. 무엇보다 우타자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 초반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연속 홀드를 이어가며 필승조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를 극복한 뒤 완전히 다른 투수로 성장한 것이다.
스기모토의 사례가 특별한 이유는 그의 출발점 때문이다.
그는 NPB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프로의 꿈을 이어간 뒤 KT의 아시아쿼터 영입을 통해 처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말 그대로 KBO리그가 프로 데뷔 무대였다. 만약 올가을 NPB 드래프트에서 실제 지명을 받는다면 KBO가 선수의 성장을 이끌어 일본프로야구로 보내는 첫 사례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흐름은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미국 무대에서는 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빅리그 통산 두 자릿수 승리 시즌을 여러 차례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선발 마운드까지 밟았다. KBO에서 기량을 완성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선발로 인정받은 대표적인 역수출 사례다.
에릭 페디도 비슷하다. 메이저리그에서 평범한 선발 자원이었던 그는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20승과 평균자책점·탈삼진 1위를 차지하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대형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했고, 이후에도 빅리그 투수 자원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과거에는 KBO 성적이 미국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메릴 켈리와 페디가 성공하면서 인식이 달라졌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BO리그를 단순히 기록만 좋은 리그가 아니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검증되는 무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스기모토가 일본으로 향한다면 의미는 또 달라진다.
일본프로야구는 그동안 KBO보다 한 단계 높은 리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 구단들은 독립리그나 사회인야구 선수들을 직접 육성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런데 KBO에서 성장한 선수를 NPB가 즉시전력감으로 평가해 지명한다면 이는 KBO의 육성 시스템과 경기 수준을 인정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스기모토는 일본에서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다.
그 선수가 한국에서 성장해 일본프로야구의 선택을 받는다면 KBO의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아직은 가능성 단계다. 실제 드래프트 지명까지 이어질지는 가을이 되어야 알 수 있다.
스기모토 역시 "지금은 KT의 우승에 기여하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능성 자체다.

아시아쿼터가 단순히 부족한 자리를 메우는 제도가 아니라 새로운 성장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스기모토의 도전은 한 선수의 성공 여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메릴 켈리가 그랬고, 에릭 페디가 그랬듯 KBO에서 기량을 완성한 선수가 더 큰 무대로 향하는 새로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에 이어 일본프로야구까지. KBO가 '재기의 무대'를 넘어 '성장의 무대'로 인정받기 시작한다면 이는 리그 전체의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스기모토의 올가을은 그래서 KT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KBO리그가 또 하나의 역수출 신화를 쓸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선수 유출로 볼 문제가 아니다. 스기모토나 왕옌청이 성공적으로 NPB 입성을 할 경우 앞으로 스카우트할 선수들에게 긍정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보다 수준 높은 선수의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명 긍정적인 대목이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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