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픽] 이렇게 더운 게 대기오염 감소 때문이라고?

김영희 2026. 8. 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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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질 개선으로 햇빛을 가리던 미세 입자가 줄면서 지표면의 기온 상승이 빨라지고 폭염이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지속되는 조건에서 에어로졸 감소로 인한 폭염 지속기간 증가 폭을 10년당 평균 1.07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특정 폭염이 대기오염 감소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온실가스로 높아진 기본 기온 위에서 폭염의 강도와 지속성을 더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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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염 등 에어로졸, 햇빛 일부 우주로 반사
대기질 개선으로 ‘차양막’ 걷히는 효과 발생
유럽 북미 등 단파복사 늘려 폭염 강화 연구결과도
대기오염 감축·온실가스 배출 더 빠르게 줄여야
깨끗한 공기-기후위기 동시 해결 가능
싱호작용 관점에서 기후환경정책 수립 필요
▲ 춘천 요선동. 방도겸 기자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대기질 개선으로 햇빛을 가리던 미세 입자가 줄면서 지표면의 기온 상승이 빨라지고 폭염이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대기오염 감소가 폭염을 만들어냈다는 뜻은 아니다. 온실가스가 불러온 지구온난화가 근본 원인이며, 대기오염 감소는 그동안 가려졌던 온난화를 밖으로 드러내는 증폭 요인에 가깝다.

■맑아진 하늘이 지표를 더 데운다

공장과 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가운데 황산염과 같은 에어로졸은 햇빛 일부를 우주로 반사한다. 구름 속 물방울의 크기와 밝기에도 영향을 줘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공기가 깨끗해지면 인체 건강에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기후 측면에서는 햇빛을 가리던 일종의 ‘차양막’이 걷히는 효과가 나타난다. 지표에 도달하는 햇빛이 늘어 낮 기온이 오르고 토양이 빠르게 마르면서 폭염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이를 ‘지구 밝아짐’ 현상이라고도 부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황산염 등 일부 에어로졸이 지구를 냉각하고, 구름과 강수에도 영향을 미쳐 온실가스에 따른 온난화 일부를 가려왔다고 평가했다.

■폭염 지속기간 늘리는 증폭 요인

대기오염 감소와 폭염의 관계는 최근 기후모델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2025년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에어로졸 배출 감소가 구름을 줄이고 지표에 들어오는 단파복사를 늘려 유럽과 북미 중부를 중심으로 폭염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지속되는 조건에서 에어로졸 감소로 인한 폭염 지속기간 증가 폭을 10년당 평균 1.07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특정 폭염이 대기오염 감소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온실가스로 높아진 기본 기온 위에서 폭염의 강도와 지속성을 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럽의 빠른 여름철 온난화 역시 에어로졸 감소뿐 아니라 고기압 정체와 대기 순환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서·중부 유럽의 여름 기온이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오른 데에는 남쪽의 뜨거운 공기를 끌어오는 대기 흐름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춘천 온의동에서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김정호 기자

■동아시아도 영향권…근본 원인은 온실가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도 이 같은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2025년 8개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동아시아의 황산염 배출량이 75% 감소할 경우 전 지구 평균기온을 0.07±0.05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대기질 개선이 최근의 온난화 가속과 북태평양 수온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미세먼지를 다시 늘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모든 대기오염물질이 지구를 식히는 것도 아니다. 황산염은 주로 냉각 효과를 내지만 검댕으로 불리는 블랙카본과 지표면 오존은 오히려 온난화를 일으킨다.

결국 최근 폭염의 주범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쌓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다. 대기오염 감소는 온실가스가 만들어 놓은 열을 가리던 막을 걷어내는 요인일 뿐이다. 깨끗한 공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대기오염물질 감축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더 빠르게 줄여야 한다.

기후환경정책도 각각의 오염물질에 대한 검토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관점에서 재수립되고 시행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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