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김용범 페북 11일째 잠잠, 왜?···커지는 ‘레버리지 책임론’에 청와대 “대책이 중요”

사흘에 한 번꼴로 인공지능(AI) 생산혁명론부터 AI 시대 국가론 등 길게는 200자 원고지 30매가 넘는 글이 올라오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페이스북이 2주 가까이 조용하다. 증시 급등락을 불러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한 김 실장을 향해 제기되는 책임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증시 대책이 우선’이라며 책임론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주식시장을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기류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킹메이커 VC(벤처캐피털)들과의 도원결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후 이날까지 11일째 SNS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9~10건의 게시물을 꾸준히 올리며 이슈의 중심에 섰던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김 실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브리핑을 마지막으로 귀국한 후 세제개편안 발표 등 부동산 정책과 증시 변동성 대책 등을 다루는 회의를 준비했다. 지난 4~5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부처별 업무보고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점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에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28일 상파울루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것은 우리 시장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역동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특성과 맞물려 있다”고 말해 야당으로부터 사퇴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여권 내부에서도 김 실장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은 “그동안 중요한 정부 정책과 관련해 김 실장이 당과 긴밀히 상의하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증시 상황 때문이지만 정책실장 책임론이 어느 날 갑자기 불거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정청래 의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많은 사람이 피눈물을 흘리고 멘붕 상태”라고 비판한 점도 청와대 정책 라인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한 관치금융의 실패를 어물쩍 넘길 수 없다”며 김 실장 등을 직격한 데 이어 이날은 ‘레버리지 ETF, 누군가는 책임지는 게 맞지 않나’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사설을 공유했다.
청와대는 김 실장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실장 책임론에 대해 “지금은 시장을 유의 깊게 살피면서 대책을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수석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었다는 점을 청와대도 인식하고 있다”며 “정책실장은 물론이고 청와대 당국자 모두가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고, 원인이 무엇이고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세심하게 살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도 국민의 삶에 피해를 준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고치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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