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에게 ‘식탁의 온기’ 물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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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만 구독자가 열광한 유수연의 '완밥' 레시피, 그 뒤에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엄마의 성실한 하루와 철학이 있었다.
간호사에서 요리 인플루언서로, 그리고 이제는 다섯째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는 다자녀맘 유수연 씨의 하루는 언제나 새벽 5시, 조용한 주방에서 시작된다.
그를 부모들의 '육아 멘토'로 만든 것은 화려한 요리 기술이 아니라, 아이 음식과 어른 음식을 따로 만들 필요 없는 온 가족이 하나의 메뉴로 함께 식사하는 '완밥' 철학이었다.
그래서 안 먹던 아침을 차리기 시작했고, 아이와 어른이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식탁을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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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만 구독자가 열광한 유수연의 ‘완밥’ 레시피, 그 뒤에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엄마의 성실한 하루와 철학이 있었다.

유수연은 153만 구독자와 소통하는 요리 인플루언서이자 '수연이네 삼 형제 완밥 레시피’ '수연이네 사남매 이유식’ 등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를 부모들의 '육아 멘토’로 만든 것은 화려한 요리 기술이 아니라, 아이 음식과 어른 음식을 따로 만들 필요 없는 온 가족이 하나의 메뉴로 함께 식사하는 '완밥’ 철학이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레시피와 네 아이를 키우며 쌓아온 진솔한 육아 이야기는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얻었고, '오늘은 아이에게 무엇을 먹일까’를 고민하는 가정의 든든한 길잡이가 됐다.
연년생 3형제의 이유식을 만들며 남긴 기록은 한 권의 책이 됐고, 그 기록은 이유식을 넘어 유아식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식탁 문화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다섯째 임신 소식까지 전하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에게 육아는 완벽함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웃고 밥을 먹으며 하루를 채워가는 시간이었다. 유수연 작가를 만나 다자녀 가족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식탁’의 의미를 들어봤다.
다섯째를 기다리는 집, 유수연 가족이 살아가는 법
최근 다섯째 임신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선물이 찾아온 기분이었어요. 병원에서 임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과 서로 얼굴을 마주 봤는데, 둘 다 동시에 "그날이네" 하면서 웃음이 터졌어요. 놀라기보다 '우리에게 또 하나의 선물이 찾아왔구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아이들도 처음에는 조금 놀라는 것 같더니 금세 "휴동이(태명) 언제 와?"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제 배를 쓰다듬어요. 동생 이름을 지어주겠다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자연스럽게 웃게 되더라고요. 몸은 예전보다 쉽게 피곤해지지만, 아이들이 먼저 "엄마 쉬세요" "제가 할게요" 하면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힘이 나요.
원래부터 다자녀 가족을 꿈꿨나요.
처음부터 5명을 계획했던 건 아니에요. 막연히 셋 정도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데 첫째를 낳고 연년생으로 둘째가 생기면서 '어차피 셋을 계획했다면 함께 키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셋을 키우다 보니 넷도 가능하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아이를 1명씩 더 키울수록 '조금 더 품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반대로 남편은 늘 "넷이면 충분하지"라는 입장이었고요(웃음).
그래도 제가 가끔 "우리 다섯째 생기면 어떡할래?" 하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계획보다 감사함이 먼저였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선물들이 더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간호사를 그만두고 요리 인플루언서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정말 현실적인 마음이었어요.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남편 혼자 지는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었어요. 계정이 커져서 아이들 데리고 좋은 곳에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었죠. 사실 요리 콘텐츠를 시작하기 전부터 육아 일상을 올리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고 공감하면서 큰 위로를 받곤 했어요. 지금은 길에서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고, "레시피 따라 했더니 아이가 잘 먹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감을 느껴요. 거창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 저녁 뭐 먹지?’를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유식 등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 책들도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첫째 결이의 이유식을 시작했을 때가 생생해요. 온종일 검색하고 책을 봐도 늘 불안했어요. 정보는 넘치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시행착오를 겪다 '누군가 이 과정을 쉽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 기록을 SNS에 올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공감해주셨고, "시판으로 하려다 따라 했다" "큰 힘이 된다"고 해주셨어요. 그 댓글들을 읽을 때마다 힘들었던 시간이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막막했던 시간을 덜어드릴 수 있어 감사했죠. 그 기록들이 모여 책이 되었고, 이유식에서 유아식, 완밥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완벽한 엄마’보다 '오래 함께 웃는 엄마’ 꿈꿔
‘완밥’은 어떻게 시작됐나요.처음부터 특별한 육아법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예전엔 아이들만 밥을 차려주고, 남편과 저는 밤늦게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날이 많았거든요. 그러다 문득 우리 가족이 하루에 한 끼도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러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밥을 먹은 기억보다 혼자 밥을 먹은 기억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안 먹던 아침을 차리기 시작했고, 아이와 어른이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식탁을 채웠어요.
처음엔 남편이 "맛이 심심하다"고 투정했지만, 점차 아침 식탁이 가족의 시간이 되었어요.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밥을 먹다 보니 자연스레 '완밥 식탁’이 완성됐죠. 저는 좋은 엄마보다 오래 함께 밥을 먹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가장 오래 남는 건 결국 가족이 함께 웃으며 밥을 먹었던 식탁의 기억이라 믿고 있어요.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원칙이 있나요.
처음부터 강박적으로 지키려던 건 아니었어요. 조미료를 덜 쓰며 맛있게 하려다 보니 대파, 마늘 같은 향신채와 제철 식재료를 찾게 됐죠. 또 새벽에 요리하는 날이 많아 복잡한 레시피는 피하게 됐고, '쉽고 빨라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기준이 생겼어요. 덕분에 아이들도 다양한 식재료에 거부감이 없어졌고, 무엇보다 제가 주방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 아이들과 노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요리는 결국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도구인 것 같아요. 주방에 머무는 시간, 1시간을 줄여 아이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는 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어요.
첫째를 키울 때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첫째 때는 '잘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덜 먹으면 불안했고,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어 제 기준을 앞세우며 스스로를 많이 몰아붙였죠. 그런데 넷을 키워보니 아이마다 양도, 식성도, 속도도 다르더라고요. 부모가 조급해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기 속도대로 잘 자라요. 지금은 많이 먹는 것보다 즐겁게 먹는 식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식탁에서 혼난 기억보다 웃은 기억이 많은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다자녀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비결은요.
예전에는 혼자 다 해내려 했는데, 아이가 많아질수록 그건 불가능하더라고요. 지금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감사히 받고, 남편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움직여요. 아이들도 각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고요. 콘텐츠도 특별한 걸 억지로 만들기보다 일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고 해요. 평범한 하루 속에 공감할 이야기가 있다고 믿거든요. 가장 크게 배운 건 '완벽함보다 꾸준함’이 더 큰 힘이라는 사실이에요. 육아도 일도 잘하는 것보다 오래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편과의 양육 분담이나 협업 체계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아이가 1명일 때와 4명일 때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예전에는 누가 무엇을 할지 역할을 나눴다면, 지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하는 시스템이 됐어요. 한 사람이 지쳐 보이면 다른 사람이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채워주는 거죠.
물론 부딪히는 순간도 있어요. 서로 피곤하면 작은 일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웬만하면 그날 있었던 일은 그날 이야기하고 넘어가려고 해요. 서운함을 오래 쌓아두지 않는 것이 우리 부부만의 규칙이에요. 그리고 "고생했어" "고마워"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육아는 누가 더 잘했는지를 겨루는 일이 아니라, 함께 완주하는 긴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서로를 이기는 부부가 아니라 서로를 응원하는 부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바쁜 일정을 가능하게 해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누구보다 남편에게 정말 고마워요.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해봐"라고 응원해줬고, 아이들을 잘 돌보며 묵묵히 뒤에서 힘이 되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커요. 엄마가 촬영하고 책 쓰는 걸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함께했거든요. 지금의 저는 가족이 함께 만들어준 결과예요. 앞으로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은 좋은 콘텐츠 제작보다 온 가족이 지금처럼 오래 웃으며 살아가는 거예요.

요리는 가족의 시간을 만드는 일
다자녀 가족이라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인가요.아이들이 서로를 키워주는 모습을 볼 때 행복감을 느껴요. 형은 동생을 챙기고, 동생들은 형을 따라 하고, 싸우다가도 금세 다시 웃으면서 노는 모습을 보면 '형제자매가 있다는 건 정말 큰 선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 아빠가 다 해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끼리 배우더라고요. 배려하는 법도, 양보하는 법도, 함께 살아가는 법도요. 집은 늘 시끌벅적하고 조용할 날이 없지만, 그 웃음소리가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에요. 힘든 순간도 분명 있지만, 아이들이 함께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모든 수고를 잊게 될 만큼 행복이 더 크게 다가와요.
앞으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좋은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가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은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오래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거예요. 지금의 저는 혼자 만들어진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해요.
제 콘텐츠를 사랑해주시는 부모님들에게도 부담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역시 여전히 배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주방에서 고군분투하는 다자녀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요.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휴대전화만 열어도 '몇 살에는 꼭 이걸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반드시 이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쏟아지죠. 거기에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들까지 더해지다 보면 부모는 점점 더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직도 흔들릴 때가 많아요. 하지만 아이 넷을 키우면서 분명하게 느낀 것이 하나 있어요. 우리는 그렇게 완벽한 환경에서 자란 세대가 아니잖아요.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듯이, 아이들도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으면 결국 자신만의 속도로 잘 클 수 있다고 믿게 됐어요.
물질로 채워주는 것보다 사랑으로 채워주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하루 아이와 많이 웃고, 자주 안아주고, 함께 밥 한 끼 먹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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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사진제공 유수연
이혜진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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