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이의신청 피해자 몫…사회적 약자 불리” [검찰 수사권 폐지, 농촌은]

이시내 기자 2026. 8.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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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범죄 피해자를 변론해온 인권변호사다. 여당이 추진해온 검사 수사권 폐지에 대해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수사가 잘못되면 피해자가 직접 수사기록을 읽고, 빠진 증거나 잘못된 법률 판단을 찾아 이의신청해야 한다.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면 이를 조정할 법적 중심축도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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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 상당
농촌 특사경 견제장치도 없애
농업현장 부실수사 책임 공백
지난해 7월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법안 관련 공청회에서 김예원 변호사가 법안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범죄 피해자를 변론해온 인권변호사다. 여당이 추진해온 검사 수사권 폐지에 대해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3월 경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불송치 사례를 제보받는 ‘황당한 불송치 이유 대나무숲(www.whyclosed.kr)’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보완수사권이 뭔가. 

▶경찰 수사가 적법하고 충분했는지 점검하고, 기소 여부를 책임 있게 판단하기 위해 빠진 사실과 증거를 확인하는 ‘수사 통제 수단’이다. 검사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한다는 게 아니다. 경찰 수사에서 놓친 부분이나 잘못 판단한 부분을 바로잡는 기능을 한다.

- 폐지되면 어떤 우려가 있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기 어렵다. 특히 장애인·아동,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순서대로 진술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 단계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는 이유로 신빙성을 의심받기 쉽다. 이런 사건은 진술을 표면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애 특성과 연령,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주변 정황 등을 살펴야 한다. 

검찰은 경찰 수사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사정을 다시 확인하고, 진술 분석이나 영상녹화 자료 등 피해자의 특성을 고려한 증거를 보완해왔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를 외부에서 점검하고 보완할 통로가 사실상 사라진다. 수사가 잘못되면 피해자가 직접 수사기록을 읽고, 빠진 증거나 잘못된 법률 판단을 찾아 이의신청해야 한다. 

- 잘못된 수사에 이의제기하기가 쉽나.

▶일반인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직접 수사기록을 읽고 빠진 증거나 잘못 적용된 법리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아동·고령자나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에겐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결국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력이 있고, 기록을 분석해 반복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피해자만 적극적으로 불복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피해자의 경제력과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이는 국가의 수사 통제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피해자는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이지 국가 수사의 오류를 점검하는 사람이 아니다. 

- 검사의 보완수사로 경찰의 잘못된 수사가 바로잡힌 적이 있나.  

▶발달장애인이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특별사법경찰(철도경찰)의 집중단속 기간이었는데, 객관적인 증거 없이 피해 여성이 뒤를 쳐다보고 얼굴을 찌뿌렸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수사관이 컴퓨터로 작성한 자술서를 당사자에게 그대로 베껴 쓰게 했고, 당사자는 그 문장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필사했다. 그 자술서가 사실상 핵심 증거가 되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 

이는 보완수사로 뒤집혔다. 검사는 당사자의 장애 특성상 그런 문장을 스스로 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필사한 내용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결국 무혐의로 종결됐다. 경찰이 작성한 기록만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억울한 기소와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3월부터 ‘황당한 불송치 이유 대나무숲’ 사이트를 통해 경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불송치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 황당한 불송치 이유 대나무숲 캡처

- 지금도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경찰이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던 ‘전건송치’가 폐지된 것이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검찰에 송치해 검사가 최종적으로 처리하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됐을 땐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도 최소한 한번은 검찰 점검을 받았다. 그러나 전건송치가 폐지되면서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문제 제기가 없으면 외부의 법률 검토를 받기가 어려워졌다. 국가가 모든 사건을 고르게 점검하던 구조가 피해자의 이의신청 여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 사건은 그대로 끝날 수 있다.

- 현재 운영 중인 ‘황당한 불송치 이유 대나무숲’에는 어떤 사례가 제보되나.

▶ 피해자나 핵심 참고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 계좌추적·통신조회·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확보·문서감정 등 조금만 확인하면 될 증거조차 확보하지 않고, 곧바로 ‘증거불충분’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사기 사건을 단순한 민사분쟁으로 보거나, 명백한 위협과 반복적인 접촉을 말다툼이나 감정싸움으로 축소하는 사례도 있다.

불송치 이유도 너무 짧고 추상적이다. “증거가 부족하다”,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식의 결론만 있다. 어떤 법리를 적용했고, 어떤 증거를 믿지 않았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변호사조차 다툴 지점을 찾기 어렵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불송치 결정서가 이 정도라면 일반 피해자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일부 수사관의 불성실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도 그 판단 이유를 충실히 설명하도록 하는 제도, 외부기관이 자동으로 점검하는 장치, 부실한 불송치를 바로잡을 실질적인 수단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 여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실질화하겠다고 한다. 충분할까. 

▶ 한계가 있다. 처음 수사한 경찰이 다시 사건을 맡으면 기존 판단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다른 수사관에게 배당되면 기록을 처음부터 파악해야 해 시간이 더 걸린다. 보완수사 결과가 부실하더라도 검사는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그 사이 피해자는 같은 내용을 거듭 설명해야 하고,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실제 맡았던 사건이 장기간 지연된 경험이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에 성적인 내용의 악성 리뷰를 반복적으로 남긴 손님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다. 검찰은 경찰 수사만으로는 범죄 성립을 판단하기에 부족하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지만, 보완 내용이 충분하지 않아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반복해서 오갔다.

- 여당은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7대 범죄에 대한 보완수사 전담부서를 만들겠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보완수사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일반 형사사건을 신속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바로 확인하는 업무인데, 중수청은 중대범죄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설계되고 있다. 본청과 일부 지방청만으로 전국의 보완수사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농촌은 수사기관 접근성이 도시보다 떨어진다.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기관까지 지역에서 멀어지면 피해자가 의견을 제출하거나 추가 증거를 설명하기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사건을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고 책임 있게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추가로 우려되는 점이 있나.

▶농촌 사건 상당수는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이 수사한다. 특사경은 경찰공무원은 아니지만, 특정 분야의 범죄에 한해 경찰처럼 수사권을 행사하도록 지정된 공무원이다. 가령 불법 벌채와 산지 훼손은 산림 분야 특사경이,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와 식품·축산물 위생 문제는 관련 행정기관의 특사경이 담당한다. 농촌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과 근로기준법 위반은 특사경 지위를 가진 근로감독관이 수사한다.

특사경은 담당 분야에는 전문성이 있지만 형사수사 경험은 부족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행정기관에서 행정업무를 하던 공무원이 특사경으로 지명돼 수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에 그동안 증거 수집과 법률 적용 과정 등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에는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의 협력 의무와 협력 요구권으로 대체하는 내용이다. 협력과 지휘는 전혀 다르다. 지휘는 특사경이 따라야 하는 법적 통제이지만, 협력은 의견을 구하고 주고받는 관계에 가깝다. 법률 판단이 잘못됐거나 필수 수사가 누락됐을 때 누가 이를 바로잡고, 의견이 충돌하면 어느 판단이 우선하며,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농촌 사건은 하나의 사실관계에 여러 법률이 겹치는 경우도 많다. 농지 임대차나 농로 사용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사기·강요·문서위조가 포함될 수 있고, 축산이나 산림 문제에는 환경법 위반과 재산범죄가 함께 얽힐 수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면 이를 조정할 법적 중심축도 약해진다.

또 산지 훼손, 불법 벌채, 축산 폐수, 가축 상태, 농작물 피해처럼 현장성이 강한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원상복구되거나 흔적이 사라진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임금착취 사건은 피해자가 체류기간을 마치고 출국할 수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법률적 쟁점을 즉시 조정하지 못하면 나중에 공소청이 기록을 검토하더라도 보완할 증거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 농촌은 법률 접근성도 떨어져 상황이 더 열악하다. 

▶그렇다. 경찰서·노동지청·검찰청과 변호사 사무실까지 거리가 멀고, 조사를 받거나 기록 열람을 위해 생업을 하루씩 포기해야 할 수 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마을 관계자와 행정기관 담당자가 서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 신고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최초 수사기관이 사건을 소극적으로 처리했을 때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오류를 지적해야 하는데, 이는 도시보다 훨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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