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절반이 아스팔트-콘크리트 ‘열 저장고’… 난로처럼 공기 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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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사러 5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숨이 막히고 가만히 서 있어도 갑갑합니다."
6일 낮 12시경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낮에 달궈진 불투수면이 밤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것도 서울에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보름 연속으로 이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앞으로 열흘 정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염특보 수준인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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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해 관측 첫 40도 기록
불투수면 25년간 여의도 6배 규모↑
밤에도 식지 않아 열대야 보름째… 열기 낮춰줄 가로수는 4.7% 감소
기상청 “폭염, 열흘 더 이어질 듯”

6일 낮 12시경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직장인 윤영준 씨(33)는 김밥 한 줄을 든 채 건물 그림자를 따라 걸음을 재촉하며 이렇게 말했다. 앙상한 가로수 그늘 옆으로 달궈진 아스팔트 열기가 올라왔다. 횡단보도 앞 작은 그늘막에는 시민 10여 명이 몸을 바짝 붙인 채 신호를 기다렸다. 김수현 씨(37)는 “1, 2분만 밖에 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젖어 지하철을 타지 않을 때도 역 지하 통로를 이용한다”고 했다.
● 서울 절반 덮은 ‘열 저장고’


불투수면이 밀집한 곳일수록 더 뜨겁다는 점은 위성 관측으로도 확인된다. 한동대 연구에 따르면 2016∼2020년 서울 지표면 온도는 녹지가 풍부한 경기 가평군보다 평균 3.6도 높았다. 행정동에 따라 5도 이상 차이 나는 곳도 있었다.
낮에 달궈진 불투수면이 밤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것도 서울에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보름 연속으로 이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불투수면이 흙이나 풀로 덮인 땅보다 열을 더 많이 저장하는 성질 탓에 해가 진 뒤에도 난로처럼 열을 서서히 뿜어내기 때문이다.
반면 도심의 열을 식혀줄 가로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서울시 가로수는 2015년 30만3144그루에서 2024년 28만8877그루로 4.7% 줄었다. 특히 잎이 무성해 그늘이 넓고 물기를 많이 머금어 폭염 대응 효과가 큰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는 이 기간 35.2%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잎이 작고 그늘이 좁은 이팝나무는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서울시 조경과 관계자는 “고령화된 양버즘나무 대신 꽃과 나무가 예뻐 인기가 좋은 이팝나무를 심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도시 폭염 대응 측면에선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넓어지는 불투수면을 그늘이 큰 나무로 덮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나무 그늘만 있어도 아스팔트 같은 불투수면의 온도는 20도 정도 낮아질 수 있다”며 “도로와 광장 등 대규모 불투수면이 펼쳐진 곳부터 잎이 풍성한 양버즘나무나 느티나무를 더 심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주말에도 36도 폭염… 열흘 더 간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기상청의 공식 관측소 기준으로 37.9도까지 올랐다. 다만 주말에는 상층 기압골이 빠져나가고 구름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낮 최고기온은 27∼36도, 9일은 26∼36도 수준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평년(1991∼2020년 평균) 낮 최고기온인 29∼33도보다는 여전히 높아 폭염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특히 주말 비가 내리는 동해안과 달리 서쪽 내륙은 태백산맥을 넘어온 동풍이 다시 데워지면서 낮 기온이 36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동중국해를 지나면서 기압계가 일시적으로 재편돼 기온이 2∼3도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태풍 통과 이후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폭염이 다시 강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은 앞으로 열흘 정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염특보 수준인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불투수면(不透水面)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으로 덮여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지표면. 낮에 받은 열을 밤까지 내뿜고 수분에 의한 냉각 효과도 적어 도심 폭염과 열대야를 심화시킨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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