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오만과 호르무즈 60일 간 무료 개방안에 합의”
무료 끝나면 통행료 최고 7% 부과
트럼프, 무기 고갈에 헤그세스 질책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향후 60일 동안 ‘임시 무료’로 재개방하는 방안에 거의 합의했고, 미국도 여기에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쪽에 진입 항로, 오만 쪽에 진출 항로를 신설하는 합의안 초안에 양국이 합의했고 미국과도 이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 역시 “60일 동안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재개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공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국제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통제할 수 없으며 통행료 부과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때부터 현재까지 호르무즈 통제권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임시 무료’ 개방이 끝난 뒤 통행료를 부과한다는 입장 역시 동일하다. 실제 이란과 오만은 인도양·태평양을 잇는 말라카 해협에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가 받는 ‘자발적 기여금’을 모델로 상시 통행료 징수 체계를 논의하고 있다. 이란은 화물 가액의 3~7%, 오만은 3% 수준 통행료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단 해협을 개방하고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해협의 통항이 안정돼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폭등이라는 악재를 피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 아라비아반도 담당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데 로슈는 “현시점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는 이란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임시 개방과 무력 충돌이 반복되면 이란의 해협 통제권과 통행료 부과가 상수(常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나 아조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란은 자국의 최대 전략 자산인 이곳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빈손 종전’을 우려한 듯 이란에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5일 “이란과 합의하고 싶다.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면서 이란을 상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트럼프의 공습 취소는 중동 전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이란의 협박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군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황과 관련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던 상선 48척의 항로를 변경시키는 등 이란 봉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예멘의 무장 단체 후티는 홍해와 아덴만 해상에서 탄도미사일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무장 단체 헤즈볼라 격퇴를 명분으로 레바논 남부를 타격했다. 외신들은 “호르무즈 재개방이 완전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며 언제든 충돌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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