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재건축·재개발이 해법, 대통령께 꼭 전해 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주택 공급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곧 나올 세 번째 공급 대책을 검토한다. 지난 3일 “가용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한 지 나흘 만이다. 정부 출범 1년 2개월 만에 세 번째 대책이 나올 만큼 서울의 매매·전세·월세 시장의 불안은 심각하다. 오죽하면 청와대 정책실장 입에서 “닥치고 공급”이란 말까지 나왔겠는가.
이런 다급함 속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회동을 갖고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등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그 부작용은 결국 무주택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께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번 정부의 공급 실적은 많이 미흡하다. 올 상반기 수도권의 주택 착공은 목표치(26만 9000가구)의 24.2%, 서울(6만 8000가구)은 19.3%에 그쳤다. 게다가 거론되는 후보지도 용산국제업무지구·과천·태릉골프장·내곡동 그린벨트 등 문재인 정부 때 주민 반발과 지자체 마찰로 좌초된 곳들의 재탕·삼탕이다.
이는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 사업에 대한 정부·여당의 거부감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정비 사업의 시차와 실질적 효과에 의문을 수차례 표했고, 여당 내엔 개발 이익이 특정인에게 쏠린다는 반감이 깊다. 그러나 지금 규제를 풀어 확실한 미래 공급 신호를 주지 않는다면 3~5년 뒤 도심 공급은 고사 지경에 이를 것이다. 부지가 사실상 소진된 서울 도심에서 공공 개발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는 무리다.
과거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노무현 정부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로 정비 사업을 옥좨 서울 집값은 임기 내내 뛰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담금을 유예하고 안전 진단·재건축 규제를 풀자 공급이 늘며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규제를 강화하자 집값은 역대급으로 폭등했다. 집값이 진정된 시기는 예외 없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에 속도를 낸 때였다.
특정인에게 이익이 쏠리는 것이 염려된다면 공공임대주택 기부채납이나 공공 기여 비율을 세밀하게 설계해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안전장치를 두면 될 일이다. “부동산 개발 이익 용납 못한다”는 형평성 논쟁에 발이 묶여 또 주저하면 공급 기근은 심화하고 그 최대 피해자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이 될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교육청, 여명학교 신축 계획대로… 2029년 3월 이전
- 음식에 화학물질 섞어 남편 살해… 50대 아내, 징역 20년
- 벤틀리 첫 전기차, 아시아 첫 무대는 한국…회장도 직접 왔다
- 1심 무죄 뒤집혔다… 박세복 전 영동군수, ‘조경수 예산 뻥튀기’ 유죄
- 8개월 아들 리모컨으로 때려 숨지게 한 30대女, 징역 12년
- 한일 재무장관, 1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3년 연장...“한일 금융협력”
- 물속에 남긴 DNA로 ‘배물방개붙이’ 신규 서식지 발견
- [오늘의 운세] 10월 16일 금요일 (음력 9월 6일 癸亥)
- “이미 내부에 해커 침투했다고 가정해야”…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기업 사장의 경고
- 장인의 ‘손맛’과 암묵지, AI·로봇에 전수…용접·요리·서예·수술까지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