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재건축·재개발이 해법, 대통령께 꼭 전해 달라”

조선일보 2026. 8. 7. 00: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권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주택 공급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곧 나올 세 번째 공급 대책을 검토한다. 지난 3일 “가용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한 지 나흘 만이다. 정부 출범 1년 2개월 만에 세 번째 대책이 나올 만큼 서울의 매매·전세·월세 시장의 불안은 심각하다. 오죽하면 청와대 정책실장 입에서 “닥치고 공급”이란 말까지 나왔겠는가.

이런 다급함 속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회동을 갖고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등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그 부작용은 결국 무주택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께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번 정부의 공급 실적은 많이 미흡하다. 올 상반기 수도권의 주택 착공은 목표치(26만 9000가구)의 24.2%, 서울(6만 8000가구)은 19.3%에 그쳤다. 게다가 거론되는 후보지도 용산국제업무지구·과천·태릉골프장·내곡동 그린벨트 등 문재인 정부 때 주민 반발과 지자체 마찰로 좌초된 곳들의 재탕·삼탕이다.

이는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 사업에 대한 정부·여당의 거부감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정비 사업의 시차와 실질적 효과에 의문을 수차례 표했고, 여당 내엔 개발 이익이 특정인에게 쏠린다는 반감이 깊다. 그러나 지금 규제를 풀어 확실한 미래 공급 신호를 주지 않는다면 3~5년 뒤 도심 공급은 고사 지경에 이를 것이다. 부지가 사실상 소진된 서울 도심에서 공공 개발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는 무리다.

과거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노무현 정부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로 정비 사업을 옥좨 서울 집값은 임기 내내 뛰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담금을 유예하고 안전 진단·재건축 규제를 풀자 공급이 늘며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규제를 강화하자 집값은 역대급으로 폭등했다. 집값이 진정된 시기는 예외 없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에 속도를 낸 때였다.

특정인에게 이익이 쏠리는 것이 염려된다면 공공임대주택 기부채납이나 공공 기여 비율을 세밀하게 설계해 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안전장치를 두면 될 일이다. “부동산 개발 이익 용납 못한다”는 형평성 논쟁에 발이 묶여 또 주저하면 공급 기근은 심화하고 그 최대 피해자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이 될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