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통령, 태국 방문…아세안과 관계 개선 모색(종합)

박진형 2026. 8. 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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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수장에서 민간정부 수반으로 변신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태국을 찾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 회복 모색에 나섰다. 이날 1박 2일간의 태국 방문을 위해 방콕에 도착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방콕 정부 청사 앞 레드카펫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는 환영을 받았다. 회담 후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얀마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태국은 항상 상호 이해, 신뢰, 존중을 바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좋은 친구로서 함께해 왔다"면서 "이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시위 참가자는 AP 통신에 "태국에 있는 모든 미얀마인들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태국 정부와 물론 민 아웅 흘라잉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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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아누틴 총리와 정상회담
민 아웅 흘라잉 "다시 민주주의로 가는 길"…아누틴 "미얀마 아세안 참여 지지"
사기·마약 밀매 근절 협력 등 논의
태국 방문한 미얀마 대통령과 태국 총리 (방콕 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태국을 방문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왼쪽)이 방콕 정부 청사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 수장에서 민간정부 수반으로 변신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태국을 찾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 회복 모색에 나섰다.

이날 1박 2일간의 태국 방문을 위해 방콕에 도착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방콕 정부 청사 앞 레드카펫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는 환영을 받았다.

태국 방문한 미얀마 대통령과 태국 총리 (방콕 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태국을 방문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왼쪽)이 방콕 정부 청사 앞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함께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이어 오후에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갖고 현재 약 74억 달러(약 10조5천억원) 규모인 양국 간 무역을 약 2.6배인 연간 120억 달러(약 17조원)로 늘리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태국 내 미얀마 이주 노동자 문제, 양국이 공유하는 강 수질 관리, 지구 관측을 위한 우주 기술 협력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회담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미얀마는 이제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 다시 접어들었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새 정부로서 우리는 국가 안정·평화·국민적 화해를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관계에서 우리는 대중의 혜택과 이익을 위해 우호 관계를 강화해왔듯이 아세안과 더 나은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누틴 총리는 "태국과 미얀마는 모두 아세안 가족의 구성원"이라면서 "태국은 미얀마의 아세안 참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범죄단지(사기작업장)와 마약 밀매 근절을 위해 더욱 긴밀한 양국 협력을 촉구했다.

회담 후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얀마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태국은 항상 상호 이해, 신뢰, 존중을 바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좋은 친구로서 함께해 왔다"면서 "이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 기업인들을 향해 미얀마의 에너지 인프라·신재생에너지, 전기차, 고무, 농축산업·농산물 기반 산업, 교육, 의료, 기술, 디지털 등에 대한 투자를 환영한다면서 안심하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미얀마 남동부 다웨이 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누틴 총리도 포럼 연설에서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이 계속해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미래를 확신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양국 경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장관은 양국이 이날 회담에서 무역, 국경 치안, 사기 등 여러 지역 현안을 논의했고 하천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 그룹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군사정권 수장 시절 외국과 거의 교류가 없었던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 4월 대통령 취임 이후 인도, 중국, 라오스를 잇달아 찾은 데 이어 이번에 4번째 국가로 태국을 방문,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아세안의 주요국 중 하나인 태국을 통해 아세안과 관계를 개선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세안은 2021년 미얀마 군사쿠데타 직후 미얀마 군정과 폭력 즉각 중단 등 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이후 미얀마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미얀마 정권 지도부의 아세안 공식회의 참석을 막는 등 관계를 단절했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와 5년여 만에 처음으로 비공식 외교장관 회의를 갖는 등 접촉을 조금씩 재개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지난달 21∼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 미얀마와 관계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얀마의 5개 항목 합의 이행이 진척돼야 관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미얀마 정권은 지난 3일 축출된 아웅산 수치(81) 미얀마 국가고문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측의 면담을 허용, 수년 만에 처음으로 그의 상태를 공개하는 등 조금씩 전향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아누틴 정부도 미얀마 민간정부 전환 이후 아세안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으로 미얀마와 "신중한 관계 재개"를 추진 중이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태국에는 쿠데타·내전 이후 피난 온 미얀마 난민이 유엔에 집계된 숫자만 8만 명 이상이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은 게다가 미얀마의 혼란을 틈타 태국과 접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기 조직과 마약 밀매 등 국제적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미얀마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미얀마가 민간정부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민간인 표적 공격을 오히려 늘리는 등 잔혹 행위와 민간인 인명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나아지면 미얀마 정권에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가한 살상·체포·약탈·재산 파괴 등 직접 공격 건수는 지난 4월 121건에서 5월 223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 2024년 2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5년 6개월째 지속해온 미얀마 내전 사망자는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작년 희생자 규모는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았다고 이 기관은 전했다.

이날 방콕 유엔 사무소 앞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AP 통신에 "태국에 있는 모든 미얀마인들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태국 정부와 물론 민 아웅 흘라잉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태국 인권단체 '아시아 인권·노동 옹호자'(AHRLA)의 필 로버트슨 소장은 성명에서 이번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면서 "아누틴 총리는 민 아웅 흘라잉을 손님으로 불러들인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하삭 장관은 "우리는 국경 지역에서 직면한 문제들이 있으며, 동시에 미얀마가 평화와 안정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권력 지위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11월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참석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미얀마와 아세안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미얀마 대통령 태국 방문 반대" (방콕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의 태국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방콕 유엔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갖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의 그림을 밟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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