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만난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 “여성·청소년 전문 수사관 확보돼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제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수사개혁위)는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남준 수사개혁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가 상당 부분 보완됐지만 과거부터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오늘 피해자 지원단체들과 논의한 내용이 실제 수사 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와 경찰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여성·청소년 사건 전문 수사관 확충과 피해자 조사 과정에 신뢰관계인 동석 보장 등을 요구했다. 정영훈 위원은 “수사가 지연되거나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만큼 여성·청소년 사건을 담당하는 전문 수사관을 확보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또 상담소장 등이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에서 거부되거나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때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이런 부분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위원회도 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고 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또 112 신고 이후 피해자의 진술 내용 보관 기간을 늘리는 방안과 외국인·이주여성 피해자를 위한 통역 지원 강화,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실효성 강화 등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한 우려도 나왔다. 정 위원은 “7대 범죄에 대한 전건 송치를 도입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로, 경찰 수사가 끝난 뒤 검찰로 자동 송치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우려하는 이의신청 관련해선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에 대해서 전건 송치를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다”며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조력과 면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사건이 충실하게 조사돼야 검찰에서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수사개혁위는 다음 회의에서 범죄 피해자 보호를 중점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앞서 수사개혁위는 범죄 피해자 의견을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외부위원으로 추가 위촉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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