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뜯어 화물기로… 'MRO 자립' 나선 인천공항공사

김동호 2026. 8. 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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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10여분, 영종도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MRO(항공기 정비) 격납고를 들어서자 웅장한 몸집을 자랑하는 보잉 B777 항공기 한 대가 시선을 압도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에 지불하는 MRO 비용이 연간 2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막대한 국부 유출이 지적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화물기 개조 사업을 전초기지 삼아 글로벌 MRO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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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종도 격납고 P2F 현장
해외로 새는 정비비용 2조4천억
국내 첫 도어 컷 공정 성공 발판
224兆 글로벌 MRO 시장 노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화물기 개조 사업을 전초기지로 삼아 글로벌 항공기 정비(MRO)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6일 인천 영종도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MRO 격납고에서 보잉 B777 항공기에 화물기 전환을 위한 바닥 보강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10여분, 영종도 첨단복합항공단지 내 MRO(항공기 정비) 격납고를 들어서자 웅장한 몸집을 자랑하는 보잉 B777 항공기 한 대가 시선을 압도했다. 항공기 내부로 들어서니 기존 여객기의 화려했던 좌석과 수하물 칸은 온데간데 없고, 앙상한 기체의 뼈대만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기체 내부로 처음 들어섰을 때는 작업자들의 휴식 시간이라 고요했지만, 작업이 개시되자 망치질 소리와 전동공구로 나사를 조이는 기계음이 쉴 새 없이 교차하며 치열한 MRO 현장임을 상기시켰다.

■국내 최초 대형기 화물 개조

6일 찾은 이곳은 국내 최초로 대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P2F(Passenger-to-Freighter)' 공정이 한창인 샤프테크닉스코리아의 작업 현장이다.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에 지불하는 MRO 비용이 연간 2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막대한 국부 유출이 지적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화물기 개조 사업을 전초기지 삼아 글로벌 MRO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샤프테크닉스코리아의 MRO 사업을 총괄하는 김승진 P2F 이사는 "이달 초, 사람이 타던 기존 여객기 출입문 대신 대형 화물 컨테이너가 드나들 수 있도록 기체 측면 구조물을 정밀하게 잘라내는 '도어 컷(Door Cut)' 공정을 한국 최초로 성공리에 마쳤다"며 "도어 컷 공정 성공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한국이 최초"라고 덧붙였다.

현재 보잉 B777 초도기의 개조 공정률은 약 40% 수준이다. 도어 컷에 이어 기체 바닥을 뜯어내고 무거운 화물을 버틸 수 있는 거대한 빔(보강재)을 설치하는 메인데크 화물창 작업이 한창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이사는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기업 IAI 본사 직원들이 국내 기술진과 협업하며 노하우와 핵심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며 "이번 초도기 출고를 마중물 삼아 연말까지 약 1000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해구 샤프에비에이션케이 MRO&신규 사업 추진본부 고문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향후 20년 이상 더 활용하게 만드는 P2F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미래"라며 "국내에 대형기 개조 기술이 내재화되면, 해외로 빠져나가던 막대한 정비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24조' 글로벌 MRO 정조준

전 세계 MRO 시장은 내년 약 171조원에서 오는 2035년 224조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이 전망된다. 반면 한국은 생태계 조성 기반 미흡과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지난해 기준 전체 정비 시장(3조 9000억원)의 60% 이상인 2조4000억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235만㎡ 규모로 조성되는 첨단복합항공단지를 통해 해외 정비 의존도를 극복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말 첫 입주 시설인 화물기 개조 시설이 준공된 데 이어, 이미 격납 부지 7곳 중 3곳에 개조·정비 분야 앵커 기업 유치를 완료했다. IAI와 합작한 IKCS(개조시설)를 필두로 트리니티항공, 대한항공이 차례로 입주해 2029년 말까지 시설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대형 페인팅 격납고까지 추가로 유치해 기체 정비부터 개조, 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MRO 서비스'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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