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식 성과급' 논란…자사주 물량 감당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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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절반을 넘는 금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급 물량 확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보유 자사주는 발행주식의 0.2% 수준에 그쳐 매년 대규모 매입이 불가피하다.
다만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통상 추가 매입이 병행된다고 부연했다.
같은 이사회에서 의결한 자사주 1530만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주 지분 가치를 높이는 조치인 반면 성과급용 매입분은 임직원에게 지급돼 소각 대상에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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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대규모 매입 불가피
5차 교섭 결과 주목…노조, 수정안 없으면 단체행동
연내 주주환원 발표 예고…자사주 활용 방향도 쟁점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절반을 넘는 금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급 물량 확보가 변수로 떠올랐다. 보유 자사주는 발행주식의 0.2% 수준에 그쳐 매년 대규모 매입이 불가피하다. 회사가 연내 발표를 예고한 추가 주주환원 정책과도 자사주 재원이 맞물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지난 5월 13일 공시 기준 보통주 163만448주다. 발행주식의 0.2% 수준이다.
성과급 재원은 이를 크게 웃돈다.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삼기로 하고 기본급 1000%인 지급 상한을 폐지했다. 이 기준은 10년간 유지된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98조1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증권가가 전망하는 연간 영업이익 250조원을 적용하면 재원은 25조원 규모다.
절반을 주식으로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물량은 730만~950만주에 이른다. 보유 자사주의 5배 가량이다. PS 재원 25조원과 주식 지급 비중 50%를 전제로 최근 주가를 적용한 추산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임단협에서 논의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통상 추가 매입이 병행된다고 부연했다.
자사주 성과급 자체는 전례가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임직원 상여금 지급용으로 자사주 45만1015주 처분을 결정했다. 당시 물량은 이번에 거론되는 규모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문제는 재원이다. 같은 이사회에서 의결한 자사주 1530만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주 지분 가치를 높이는 조치인 반면 성과급용 매입분은 임직원에게 지급돼 소각 대상에서 빠진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주당 고정배당금을 1500원으로 올려 연간 배당 총액을 1조원 규모로 잡았다. 성과급 재원의 25분의 1 수준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4월 콘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포함한 추가 환원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자사주 활용 방향이 쟁점이 될 수 있다.
기준가를 어느 시점으로 잡느냐도 변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장중 298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30일 132만2000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재원이라도 기준 시점에 따라 필요 주식 수가 두 배 이상 벌어지지만 교섭안에 기준가 산정 방식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절차상 관문도 남아 있다. 개정 상법은 원칙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 후 1년 내 소각하도록 하되 임직원 보상 등 예외 목적의 경우 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계획을 위반해 처분하면 이사 개인에게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달 7일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사주 108만주를 처분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의안만 보고 주주이익 침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어차피 주주총회에서 승인 여부가 가려져야 하고 주주가 반대한다면 주총에서 부결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4일 청주캠퍼스에서 임단협 5차 본교섭을 열었다. 노조가 공개한 4차 본교섭 회의록에 따르면 사측은 PS의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제안과 함께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 조정하는 방안을 유지했다. 메모리 업황의 변동성을 이유로 들면서다.
반면 노조는 지난해 합의의 취지를 훼손한다며 수정안이 없으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합의 1년도 안 돼 지급 방식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서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직원 A씨는 "1년도 안 돼 합의를 바꾼다는 것 자체가 구성원들에게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정부도 기준 마련에 나섰다. 노동부는 성과급과 공장 신설 기업 투자 등 경영상 판단이 쟁의 대상으로 과도하게 넓어지지 않도록 판단 기준을 만들고 있다. 전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범위를 구체화하겠다며 "경영상의 결정 그 자체만 가지고 교섭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과급 결정 권한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지난달 22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노동부 지침과 수사 결과에 따라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기준이 정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