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3주간 거래정지…5대1 병합 후 31일 거래 재개 호텔·리조트 연계한 'SSC' 승부수…재무구조 개선은 과제
서준혁 소노트리니티그룹 회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트리니티항공 브랜드 론칭 & 유니폼 런웨이' 행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엄수빈 기자
티웨이항공에서 간판을 바꿔 단 트리니티항공이 새로운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공개했다. 오는 7일부터는 5대1 주식병합을 위한 장기간의 거래정지에도 들어간다. 리브랜딩과 주식병합을 동시에 추진하는 트리니티항공이 '선택적 서비스 항공사(Selective Service Carrier·SSC)'라는 새 정체성을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트리니티항공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트리니티항공 브랜드 론칭 & 유니폼 런웨이' 행사를 열고 새로운 브랜드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의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한 이후 처음 열린 공식 브랜드 행사다. 객실승무원과 운항승무원 등 실제 임직원들이 런웨이에 올라 새 유니폼도 선보였다.
6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트리니티항공 브랜드 론칭 & 유니폼 런웨이' 행사에서 승무원들이 유니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트리니티항공이 내세운 브랜드 미션은 'Relaxed and Reliable', 편안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다. 항공 운송에 그치지 않고 소노트리니티그룹이 보유한 호텔·리조트 등 호스피탈리티 인프라를 연결해 고객의 이동과 체류를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서준혁 소노트리니티그룹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트리니티항공은 고객의 소중한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소노의 진심에서 출발했다"며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지난 47년간 축적해 온 소노의 서비스 가치를 하늘길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 산업이 가진 무게감과 책임감 역시 잘 알고 있다"며 "한 치의 소홀함도 허용되지 않는 디자인만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기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이분법에서 벗어난 SSC다. 서비스를 일률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대신 노선의 거리와 여행 목적에 따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거리에서는 합리적인 운임과 운영 효율성을 유지하고, 중·장거리에서는 공항과 기내 편의 서비스를 강화해 운임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에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를 열었으며 앞으로 공항 라운지와 기내 엔터테인먼트, 기내 인터넷, 고품질 기내식 등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기내식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자카르타와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 항공과 숙박, 여행 서비스를 한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소노트리니티그룹의 새로운 마일리지 서비스인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상윤 트리니티항공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SSC에 대해 "단순히 중간을 선택하거나 절충한 모델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와 가치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부분은 제한적으로 운영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대 이상의 여행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소노그룹과의 시너지 역시 단순히 항공권과 호텔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행 전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재 투자도 이어진다. 트리니티항공은 올해 말 A330-900NEO(네오)를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기존 기재보다 항속거리와 연료 효율성이 개선돼 중·장거리 노선의 운항 경제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신규 운수권을 확보한 부다페스트 노선 취항도 준비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청사진이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이 대표는 "현재 재무구조를 충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과 북미 장거리 노선 확대 과정에서 투자비와 노선 안정화 비용이 늘었고 고유가와 고환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친 탓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유상증자와 영구채 인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노선 포트폴리오 조정과 운항 효율 향상, 신형 기재 도입에 따른 연료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리브랜딩 역시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 자산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증시에서는 주식병합이 또 다른 변수가 됐다. 트리니티항공은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5대1 주식병합을 실시한다. 액면가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높아지고 발행주식수는 5억1053만여주에서 1억210만여주로 줄어든다. 회사가 밝힌 병합 목적은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와 주가 안정화, 기업가치 제고다.
이에 따라 트리니티항공 주식은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거래가 정지된 뒤 오는 31일 신주로 재상장될 예정이다. 주식수와 주당 가격만 조정하는 병합이어서 근본적인 기업가치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500원대까지 떨어졌던 '동전주' 이미지를 벗어나고 과도하게 늘어난 유통주식수를 줄여 투자심리를 환기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주가는 거래정지를 앞두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최저 493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일주일간 계속 올라 이날 최고 649원을 기록했으며, 전날보다 1.42% 하락한 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결국 주식병합 이후 주가의 향방은 신형 항공기와 장거리 노선, 소노그룹의 호텔·리조트 인프라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고 고환율·고유가에도 견딜 수 있는 현금창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