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심장부 흔들…수석과학자·알파고 주역 동시 이탈

김재형 기자 2026. 8. 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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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공지능(AI)을 이끌어 온 핵심 인재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긴다. 27년간 구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한 제프 딘 수석과학자는 회사를 떠나 창업하고, 알파고의 주역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CEO직을 내려놓고 연구에 전념한다. 딘은 순수 AI 연구에 전념하고자 오랜 동료 산자이 게마와트와 공익법인(PBC)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창업해 CEO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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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설계한 제프 딘, 27년만에 독자 창업
허사비스, CEO 내려놓고 연구 전념하기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5월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제미나이 옴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그는 CEO직을 내려놓고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에 전념하기로 했다. AP=뉴시스
구글 인공지능(AI)을 이끌어 온 핵심 인재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긴다. 27년간 구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한 제프 딘 수석과학자는 회사를 떠나 창업하고, 알파고의 주역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CEO직을 내려놓고 연구에 전념한다. 6월 스타 연구자들이 잇따라 경쟁사로 옮긴 데 이어 최고위급까지 빠져나간 것이다.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출시까지 늦어지면서 AI 경쟁의 선두 주자였던 구글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허사비스는 AGI 연구, ‘구글 30번째 직원’ 제프 딘도 이탈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5일(현지 시간) AI 조직 개편과 주요 인사를 발표했다. 허사비스는 딥마인드 회장 겸 알파벳 수석과학자를 맡고, 실무는 코레이 카부추올루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총괄한다. 그는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제미나이 모델 개발과 프런티어 AI 연구, 앱·개발자 조직을 관장한다. 피차이는 사내 메모에서 “우리는 프런티어(최전선)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사비스는 앞으로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와 AI 안전·규제에 집중한다. 체스 신동 출신인 그는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해 2014년 4억 파운드(약 6800억 원)에 구글에 매각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로 세계에 ‘AI 충격파’를 던졌고, 알파폴드로 노벨 화학상까지 받았다. 그는 직원 메모에서 “평생 AGI를 향해 일해왔다”며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구글을 떠나 새로운 공익 기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공동 창립한 제프 딘 전 구글 수석과학자(왼쪽 세 번째)와 동료들의 모습. 이들은 머신러닝과 과학·공학 분야의 발전을 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새 출발을 알렸다. 제프 딘 X 캡처
1999년 30번째 직원으로 입사한 제프 딘(58)도 27년 만에 구글을 떠난다. 그는 구글 검색의 심장인 초대형 데이터 처리 시스템(맵리듀스·빅테이블)을 설계하고 2011년 딥러닝 연구의 산실 ‘구글 브레인’을 세웠다. AI 개발 도구 ‘텐서플로’도 그의 작품이다.

딘은 순수 AI 연구에 전념하고자 오랜 동료 산자이 게마와트와 공익법인(PBC)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창업해 CEO를 맡는다. 구글 최고 기술 직급인 시니어 펠로 두 명이 모두 새 회사로 떠나는 셈이다. 이들은 꾸옥 레, 오리올 비냘스 등 구글에서 함께 일하던 핵심 동료들과 AI가 스스로 성능을 높이는 ‘재귀적 자기 개선’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발표 당일 알파벳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브라이언 멀베리 잭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수석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구글의 인재 풀은 두텁지만 네 사람의 공백은 한동안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심 인력 이탈, 늦어지는 제미나이

구글의 인력 유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월에는 ‘생성형 AI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트랜스포머 논문 공저자 노엄 샤지어가 오픈AI로, 알파폴드 연구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존 점퍼가 앤트로픽으로 옮겼다.

제품 경쟁에서도 밀리는 형국이다. 앤트로픽이 5월 ‘미토스(페이블5)’를, 오픈AI가 ‘챗GPT 5.6’을 내놓으며 성능 평가(벤치마크) 최상위권을 다투는 사이, 6월 공개 예정이던 구글의 최신 모델 ‘제미나이 3.5 프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주 전 AI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고도 출시 시점을 내놓지 못하자 알파벳 주가는 7% 하락했다. AI 선두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자, 구글은 코딩 경쟁력을 끌어올릴 ‘코드 스트라이크’ 팀을 급히 꾸렸다.

시장에선 구글이 연구 성과가 아닌 제품으로 승부해야 할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사비스 평전을 쓴 세바스천 맬러비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허사비스는 한동안 ‘AI 정치인’ 역할을 해왔고 딥마인드 연구는 카부추올루가 이끌어왔다”며 이번 개편이 이미 진행되던 변화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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