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주문에 SK하이닉스 하한가…반복되는 넥스트레이드 가격 왜곡
대체 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극소량 거래만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하한가까지 추락하는 일이 또 발생했다. 지난달 단 1주 거래로 하한가가 형성돼 해외 파생 상품 시장에서 대규모 강제 청산이 일어난 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같은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는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8시 프리마켓 개장 직후 11주가 전 거래일보다 29.97% 내린 116만8000원에 거래됐다. 이후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발동해 2분간 단일가매매가 이뤄졌고, 거래가 재개된 뒤에는 낙폭을 3~4%대로 줄였다.
시가총액 2위 종목의 기업가치가 단 11주 거래로 순간적으로 약 30%나 떨어진 셈이다. 주문 실수로 추정되는 소량 거래가 시장의 공식 체결 가격으로 인정되는 현행 프리마켓 구조가 정상적인 가격 형성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제의 원인은 프리마켓의 시초가 결정 방식에 있다. 한국거래소 정규시장은 개장 전 접수된 주문을 모아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가격으로 시초가를 정하는 단일가 매매 방식을 쓴다. 반면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매수·매도 호가가 일치하면 주문 수량과 관계없이 즉시 거래를 체결하는 접속 매매 방식으로 문을 연다. 개장 직후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1주 주문도 상·하한가 체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도 SK하이닉스 1주가 하한가인 127만2000원에 체결됐다. 현물 주가는 곧바로 정상화됐지만, 이 가격이 해외 파생 거래소의 SK하이닉스 무기한 선물 기준 가격에 반영되면서 약 5740만달러(약 826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알리움은 900명 넘는 이용자가 약 1740만달러(약 25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파생상품 설계사인 ‘트레이드엑스와이지’가 당시 청산 손실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지만 일회성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면 피해가 보상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특히 극소량의 국내 주식 거래로 해외 파생상품 가격과 청산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단순 주문 실수를 넘어 이를 악용한 시세 조종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의 제도 개선은 다음 달 14일에야 시행된다. 전일 종가나 기준 가격보다 10% 이상 벗어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체결하지 않고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VI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실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뒤에도 한 달 넘게 제도적 공백이 이어지는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프리마켓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극소량 주문으로 대형주의 공식 가격이 왜곡된다면 거래소로서 기본적인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정적 VI 도입 전이라도 개장 직후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거나 최소 체결 수량을 두는 등 임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행객 e심 사용 급증… 통신사 알짜 로밍 매출에 ‘빨간불’
- 전쟁 피난길 축구 꿈나무, 90세에 전국 최고령 ‘당구왕’ 됐다
- [아무튼, 주말]#오딧세이고전의힘#파묘에빠진사회
- 단백질 달걀의 3배·밀가루 제로, 노화를 늦추는 가장 간편한 아침 습관
- 계속 잠 설치면 자칫 치매, 잠들기 전 3시간 이것 피해야 푹 잔다
- [단독] 바퀴벌레 박멸 전쟁… ‘신무기’ 들고 나선다
- 동해에서 바가지 없이 즐기는 호사… 현지인이 일러준 주문진의 맛
- “세 모금 안에 다 드세요”… 긴자 바텐더가 하이볼에서 얼음을 뺀 이유
- 1시간 거리를 4시간 걸었다… 푸시킨과 고골의 숨결이 흐르는 대로
- 금리 오르자 日 신용카드 결제 대행사 파산… 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