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경쟁' 재점화…실적은 '먹구름'

안승진 기자 2026. 8. 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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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수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신규 투자자가 줄어든 만큼, 한정된 투자수요를 끌어 오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거래소들의 매출도 위험 수준에 도달해서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감소하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래소 한 곳이 수수료를 내리면 다른 곳에서도 수수료를 내릴 수밖에 없다"라면서 "사실상 출혈 경쟁인 만큼, 업황 개선을 위해선 제도 개선을 통한 매출 다각화가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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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경쟁 격화…'투자자 끌어오기' 전략
국내 거래소 매출 97% 이상 수수료에 의존…'출혈경쟁' 지속 어려워
'제도개선' 시급한데 멈춰선 입법시계…美 '클래리티법'도 변수 남아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수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뉴시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수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신규 투자자가 줄어든 만큼, 한정된 투자수요를 끌어 오려는 전략이다. 일각에선 업황 개선을 위해 '입법공백'이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지난달 말부터 모든 회원에게 거래 수수료를 0.04%포인트(p) 인하하는 '바우처' 발급을 시작했다. 혜택은 30일 동안 제공되지만, 바우처의 만기가 됐거나 잔여 기간이 7일 이내라면 횟수 제한 없이 재발급받을 수 있다.

빗썸도 30일마다 연장되는 '수수료 쿠폰'을 통해 유사한 거래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업비트는 별도의 쿠폰을 발급하는 대신 기본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스테이블코인 거래 시 수수료를 면제 중이다. 코빗도 지정가 매수 시 조건부로 수수료를 면제한다.

거래소들이 수수료 경쟁에 나선 것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기존 이용자 이탈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상자산은 디지털 환경에서 거래되는 특성 상 거래소 간 송금도 자유롭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를 위해 수수료가 낮은 거래소로 이동한다.

거래소들이 매출의 약 97~99%를 수수료에 의존하는 만큼 수수료 인하 조치는 매출 하락을 감수한 '초강수'다. 다만 수수료 중심의 경쟁은 지속되기 어렵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거래소들의 매출도 위험 수준에 도달해서다.

가상자산 거래정보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5개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대금은 약 1464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의 2897억달러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5개 거래소 중 4곳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1분기에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업비트도 큰 폭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업황 개선을 위해 가상자산 산업의 '입법공백'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법은 기본법의 부재로 규제범위가 불분명하고 사후규제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인 및 외국인 거래 금지 등 국제 표준에 맞지 않는 제도도 걸림돌이다.

현재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비롯해 관련 입법시계는 멈춰 있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까지 입법을 목표로 했던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입법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디지털자산 TF'가 지난 6월 해체되며 논의가 중단됐다. 민주당은 전당대회가 종료되는 오는 8월 말부터 논의를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10~11월에는 국감이 예정돼 있어 연내 입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에서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연내 입법 가능성이 낮아진 것 또한 변수다. 클래리티법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을 규율하고 가상자산의 중복 규제를 해소하는 법안이다.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에 기반한 만큼, 클래리티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국내에서도 관련 입법 시 클래리티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미 상원은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약 한 달 동안의 휴회에 돌입한다. 클래리티법의 입법을 주도했던 미 공화당은 당초 휴회 이전까지 클래리티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법안에 윤리 규정과 자금세탁방지(AML) 등 조항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는 미 민주당과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연내 입법도 불투명하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감소하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래소 한 곳이 수수료를 내리면 다른 곳에서도 수수료를 내릴 수밖에 없다"라면서 "사실상 출혈 경쟁인 만큼, 업황 개선을 위해선 제도 개선을 통한 매출 다각화가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