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극한 폭염 속 사과도 검게 타들어갔다…추석 앞두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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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역대급' 폭염이 대표적인 추석 제수용 과일인 사과에도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
추석 전인 내달 초·중순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강한 햇볕에 사과가 타는 '햇빛 데임' 피해가 늘고 있다.
피해 과일을 그대로 두면 병이 주변 사과로 번질 수 있어 발견하는 즉시 따내야 한다.
안씨는 "손이 많이 가더라도 폭염이 오기 전에 망을 쳐두면 강한 햇볕이 사과에 직접 닿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피해가 난 뒤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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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망·예방제로 피해 막기 안간힘…"나무생육도 떨어뜨려 내년 농사 영향 우려"

(예산=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전국적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역대급' 폭염이 대표적인 추석 제수용 과일인 사과에도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
기자는 6일 오전 충남 예산군 신암면의 한 사과 농가를 찾았다.
남쪽을 향해 달린 사과를 손으로 만져보니 오전인데도 뜨끈한 기운이 느껴졌다.
강한 햇볕을 정면으로 받은 부분은 동그랗게 누렇게 변했고, 피해가 심한 사과는 갈색을 넘어 검게 타들어 가며 껍질까지 쭈글쭈글해져 있었다.
나무에서 따낸 사과 한 쪽에는 손바닥만 한 검은 자국이 퍼져 있었고, 주변 과육은 물러 상품으로 내놓기 어려운 상태였다.
8천평 규모의 사과밭을 운영하는 70대 정연순 씨는 달아오른 사과를 들어 보이며 "햇볕에 오래 노출된 사과는 익는 것을 넘어 뜨거운 열에 삶아지는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전인 내달 초·중순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강한 햇볕에 사과가 타는 '햇빛 데임' 피해가 늘고 있다.
피해는 작은 노란 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햇볕에 계속 노출되면 노란 부위가 점차 넓어지고, 심하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과육까지 물러진다.

정씨는 현재 피해가 전체 생산량의 10%가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확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져 병해충 피해까지 겹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올해 사과 생산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처럼 피해가 계속되면 실제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과 한 개가 상하는 데서 피해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햇빛에 덴 부분이 물러지면 벌레가 달라붙거나 탄저병 등이 생기기 쉽다.
피해 과일을 그대로 두면 병이 주변 사과로 번질 수 있어 발견하는 즉시 따내야 한다.
정씨는 "사과 한 개의 직접 피해를 100원이라고 보면 실제 손실은 그 몇 배"라며 "상품 손실에 피해 사과를 따내는 인건비까지 들고, 병이나 벌레가 퍼지면 피해 규모도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은 안개처럼 고운 물을 뿌리는 미세살수 장치를 가동하거나 탄산칼슘 성분의 예방제를 사용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인근의 다른 과수원에서는 나무 사이에 설치된 장치에서 미세한 물이 뿜어져 나왔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고운 물방울이 사과나무 사이로 퍼지며 달아오른 잎과 과일의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가장 효과가 큰 방법으로 꼽히는 것은 차광망이지만 설치비 부담이 크다.
정씨의 과수원 가운데 차광망이 설치된 곳은 전체의 8분의 1가량인 3천300㎡에 그친다.
파이프와 반자동 장치까지 갖추려면 3천300㎡당 약 5천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란 차광망 아래에 들어서자 바깥보다 햇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망이 강한 햇볕을 한 차례 걸러주면서 잎과 사과도 그대로 햇볕에 노출된 곳보다 생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폭염이 심해지기 전에 햇빛 차단 시설을 갖춰 피해를 예방한 농가도 있다.
안장흠(60) 씨의 과수원 위에는 파란 차광망이 사과나무 줄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었다.
안씨는 햇빛 데임 피해가 반복되자 2년 전 약 8천300㎡ 규모의 사과밭 전체에 망을 설치했다.
자동 시설 대신 해마다 직접 망을 치고 걷는 방식을 택해 재료비를 약 600만원으로 낮췄다.

안씨는 "손이 많이 가더라도 폭염이 오기 전에 망을 쳐두면 강한 햇볕이 사과에 직접 닿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피해가 난 뒤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폭염이 과일뿐 아니라 나무의 생육까지 떨어뜨려 내년 농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한다.
정씨는 "미세살수나 예방제도 도움이 되지만 폭염이 오래 이어질 때는 차광망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농가가 설치비를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을 늘려 더 많은 과수원에 차광망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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